오후 3시의 커피 한잔. 어느덧 일상의 작은 즐거움으로 자리잡고 있다. 친구들과 수다자리, 장거리 운전에도 기꺼이 함께 해 준다. 이렇듯 대한민국 대표 음료이자 문화로 자리잡은 커피는 한국전쟁 후 미국의 영향으로 전해졌다.
이에 비해 유럽의 커피역사는 1천년이나 됐다. 1천년 전 아라비아 제국으로부터 유럽에 전해져, 처음에는 약용으로 쓰였다고 한다. 커피가 막 전해졌을 무렵, 이슬람교의 음료를 그리스도 교도가 마신다는 것에 대한 찬반양론도 있었다. 당시의 교황 클레멘스 9세는 커피의 마력에 깊이 빠져, 이렇게 맛있는 것을 이교도들만이 마신다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그리스도교는 커피에 세례를 행하여 자신들의 음료로 받아들였고, 이후 커피는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전 지역에 급속도로 퍼졌다. 18세기 독일 라이프치히에서는 커피중독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었고, 이는 "하루에 3번 커피를 거르면, 메마른 염소처럼 시들어버린다"라는 가사에서도 알 수 있다. 커피가 얼마나 좋았으면, 프랑스의 정치가이자 외교관인 샤를 모리스는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천사처럼 아름답고, 사랑처럼 달콤하다'라고도 표현해, 커피CF에 인용되기도 했다.

음악가로서 독일의 3대 'B'로 불리는 바흐(Bach), 베토벤(Beethoven), 브람스(Brahms)도 커피광이었다. 먼저 바흐는 그의 작품 '커피 칸타타'(BWV211)로 유명하다.
'칸타타'는 이탈리어로 칸타레 '노래하다'라는 뜻이다. 칸타타는 아버지가 딸의 커피중독을 걱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부모들은 커피의 카페인 성분이 딸의 임신에 악영향을 끼칠까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딸은 '1천 번의 키스보다 사랑스럽다'며 커피에 대한 사랑노래를 부른다.
원래 해학적인 작품이지만, 그 뒷이야기도 재미있다. 아버지는 '커피를 끊지 않으면 결혼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엄포를 놓는다. 이에 딸은 일단 커피를 포기한 듯한 모습을 보이지만, 실은 결혼상대의 조건으로 "원할 때 언제든지 커피를 마시게 해주는 것"을 걸었다. 결국 아버지는 딸의 고집에 두 손을 든다.
작곡가 바흐는 하루에도 수십 잔의 커피를 마셨다고 전해지며, 그 증표로 1750년 65세의 나이로 사망한 그의 유산목록에는 악보, 악기와 함께 5개의 커피주전자와 컵세트가 포함되어 있다. 베토벤은 모닝커피를 위해 커피콩 60개를 세는 것부터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브람스도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자신만의 아주 진한 커피를 즐겼다고 한다.
오늘도 나른한 오후 3시. "자~, '검은 악마' 커피를 노래해 볼까. 아니면 그가 나를 노래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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