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18홀 다음에 19홀이 남아있다. 주로 술자리를 겸한 식사자리를 말한다. 18홀을 매너좋게 재미있게 라운딩을 즐기고 나면, 목욕탕에서 샤워를 하고 다시 평상복 차림으로 뒷풀이 겸 그날 골프에 대한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운다. 18홀 동안 섭섭하거나 짜릿했던 순간(1타를 잘못 계산했거나, 버디할 때의 상황 등)에 대해, 19홀 자리에서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면서 오해도 풀고, 서로 잘한 부분에 대한 칭찬도 건넨다. 대체로 2부 라운딩을 했다면, 19홀은 19시에 19도 소주로 시작한다.
라운딩 도중 웃지못할 에피소드도 많이 등장한다. 한 골퍼는 캐디가 라이트(Light) 방향으로 치라고 했는데, 잘못 알아들어 라이트(Right) 방향으로 쳤다가 OB가 났다. 이후 이성을 잃고 골프를 망치자, 샤워도 하는둥 마는둥 하고 클럽하우스를 떠났다. 그는 동반자들에게 '1000 1002 828253'(천천히 빨리빨리 오세요)이라고 메시지를 남기고, 약속된 19홀 식당에서 혼자 소주 1병을 원샷하고 있었다. 캐디의 말을 잘못 알아들은 것과 자신의 감정 컨트롤을 못한 잘못이 가장 크다. 하지만, 속상하다고 19홀에 혼자 집으로 가지 않고, 동반자들과 약속했던 식당으로 간 것은 좋은 매너였다.

18홀 라운딩 동안 벌어지는 모든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한다. 그럼에도 캐디를 탓하는 골퍼들이 적잖다. 뜻대로 안되서 화가 나는데, 풀 곳이 없어서 애꿎은 캐디를 정조준하는 어설픈 골퍼들이다. 이들을 두고, '무지개 매너'라 부른다. "무지~, 개같은 매너"라는 뜻이다.
19홀(식사 겸 술자리) 메뉴로는 '동막골'을 추천한다. '동태찜, 막걸리, 골뱅이'의 줄임말이다. 그늘집에서 너무 많은 술과 안주를 먹고 나서, 식당에서 3인분만 시켜는 것이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 必有餓死). '3인분만 시키면 반드시 굶는 이가 있다'는 뜻이다. 식당 주인도 인원수대로 시켜야 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4인분을 시킨다.
19홀 식사를 겸한 시상식에서도 폭소탄은 이어진다. 1등을 한 골퍼에게 38년산 발렌타인 양주를 준다기에 잔뜩 기대했는데, 막상 박스를 뜯었다. 반전이다. 발렌타인 21년산 1병과 17년산 1병이 각각 들어있었다. 합쳐서 38년산이란다. 이를 준비한 주최 측의 가벼운 장난은 애교로 봐줄만 하다.
또 설렁한 개그 하나 추가한다. 골프대결로는 대구사람 네 사람이 청주 사람 한 사람을 못당한다. 왜냐 하면, "청주에 제일 좋은 안주가 대구포!"
골프 유머 칼럼니스트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