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후 대구 북구 침산동 대구삼성창조캠퍼스. '2018 동아시아 보자기 페스티벌'이 한창인 중앙무대에서는 대구시 무형문화재 2호 날뫼북춤 공연이 펼쳐졌다. 태평소 반주에 맞춰 꽹과리, 징, 장구 등 사물놀이패의 두드림이 이어졌다.
신명나는 음악 소리에도 도로 맞은편 아파트의 창문은 모두 굳게 닫혀있었다. 공연장과 아파트 사이의 거리는 100여m. 주민들은 선선한 가을 바람을 꽁꽁 틀어막았다. 가을 공기보다는 음악 소리에 따른 괴로움이 더 큰 탓이다.
아파트 20층에 사는 한 주민은 "주말마다 수시로 열리는 공연 소음에 시달린다. 스피커에서 소리가 나는 순간 가슴이 쿵쿵 뛸 정도"라며 "공연 관계자들에게 집에 와서 소리를 들어보라고 말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일 이어지는 삼성창조캠퍼스의 공연 행사를 둘러싸고 인근 주민들과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아파트 단지와 인접한 무대에서 수시로 공연이 벌어지는 탓에 소음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아파트 11층에 사는 다른 주민은 "공연이 있는 날엔 창문을 닫고 거실에 있어도 무대 소음이 생생하게 들릴 정도"라며 "지역 주민들도 즐길 수 있는 문화행사라는 생각에 참고 지내고 있지만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도 "행사장 설치 등 공연을 할 조짐이 보이면 관리사무소에 전화해 일정을 물어보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민들이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다음달까지 가을을 맞아 갖가지 행사가 이어질 예정이어서 갈등이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북구청은 '호암로 문화의 거리 운영사업'의 하나로 이달 말부터 다음달 말까지 4차례에 걸쳐 버스킹 페스티벌 등을 준비 중이다. 10월엔 주말마다 대구생활문화제와 대구국제패션문화페스티벌 등 굵직한 행사도 예정돼 있다.
삼성창조캠퍼스 측은 각종 무대 행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삼성창조캠퍼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상업 행사는 막고 주로 공공기관 주최 문화행사만 허가하고 있다"며 "미리 주변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을 방문해 행사 일정을 안내하고 양해를 구하고 있다. 앞으로는 음량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쓰겠다"고 해명했다.
북구청 관계자는 "공연 전에 소음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주민 요청이 있으면 주거지 소음 규제 기준인 65㏈(데시벨)을 넘는 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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