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친절시리즈(1)친절은 내 고장 어르신들에게 건네는 당연한 인사


울진군 매화면사무소의 친절공무원으로 뽑힌 이지영 씨는 언제나 살가운 인사와 대화로 민원인들에게 감동을 전한다. 신동우 기자
울진군 매화면사무소의 친절공무원으로 뽑힌 이지영 씨는 언제나 살가운 인사와 대화로 민원인들에게 감동을 전한다. 신동우 기자

친절은 상대를 기분 좋게 만드는 마력을 지닌다. 가벼운 인사와 온화한 미소만으로도 언제나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 최근 울진이 친절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풀뿌리 친절운동'을 실천 중인 울진의 변화를 4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①친절은 내 고장 어르신들에게 건네는 당연한 인사

②내가 건네는 친절이 바로 울진의 힘!

③물건보다 친절을 팔아라

④나의 친절이 지역을 바꾼다

"우리 아버지 또 오셨네요. 날도 더운데 오시느라 힘드셨죠."
70대 민원인(할아버지)이 면사무소에 발을 딛기도 전에 새내기 공무원, 이지영(32) 씨가 입구 앞에서 살가운 인사를 건넨다. 다정함이 묻어 있는 그의 목소리에 할아버지 얼굴엔 미소가 번진다.

이 씨는 늘 그렇게 해왔듯, 능숙하게 할아버지를 부축해 자리로 안내한다. 입구에서 자리까지 얼마 안 되는 거리지만 그는 그 틈에도 할아버지에게 농담을 건네면서 안부를 묻는다.

할아버지가 면사무소에 온 목적을 이야기하자 그의 말은 더 많아진다. 때론 맞장구를 치고, 때로는 안타깝다는 표정도 짓는다.

돌아가는 길 역시 홀로 보내지 않는다. 마중했듯 배웅도 출입구 너머까지 이어진다.

"노인분들이 밭일도 제쳐놓고 면사무소로 올 정도면 본인 나름으로는 무척 큰일 때문이겠죠. 어떻게든 긍정적인 결과를 끌어낼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보려 하다 보니 대화가 늘 길어져요. 제가 업무를 잘 못해서 괜히 시간을 많이 뺏는 건 아닐까 걱정이에요.(웃음)"

이 씨의 부서는 산업팀이다. 농지원부나 국유재산 사용허가 등 농사와 땅에 관련된 일이 그녀의 주요 업무다.

현재 매화면의 인구는 2천100여 명. 그 중 44%가 노인이며 대부분 농사에 전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씨의 민원인도 대개 65세를 넘긴 노인들이 많다.
울진이 고향인 그녀로서는 모두 아버지 같고 어머니 같은 분들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에는 중소기업에서 사무직 일을 했어요. 더 안정적인 직업을 찾고 무엇보다 사람을 대하는 일이 하고 싶어서 공무원이 됐죠. 고향 어른들이 그저 반갑고 기쁜 마음에 인사했더니 이렇게 친절 공무원이란 과분한 수식어를 주네요."

비록 자신보다 어린 상사도 있고 아직 업무에 서툰 새내기지만, 그녀는 엄연한 사무실의 '막내'로서 자신만의 무기가 있다고 자신한다. 환한 미소와 밝은 목소리가 그것이다.

"지금까지 공무원이라면 관료적이고 권위적이라는 편견이 많잖아요. 그런 편견을 부수고 주민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친절만 한 무기가 없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더욱 큰 목소리로 인사를 건넬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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