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영양군청 3층 대회의실 앞 복도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이날 영양군이 대회의실에서 '영양 제2풍력사업' 환경영향평가 협의회를 개최하려 하자, 이 사업을 반대하는 주민 50여명이 몰려와 회의를 무산시키기 위해 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면서 충돌이 빚어졌다.
영양군 각 부서에서 방어막으로 동원된 젊은 남자 공무원과 정체불명(?)의 청년들이 회의장으로 들어가려는 주민들을 막았고, 그 과정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주민들은 회의장 진입 과정에서 넘어지면서 머리와 손목 등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나이 많은 주민 일부는 탈진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
임용된 지 얼마 되지 않는 신규 공무원 등 젊은 직원들도 이날 주민 방어막으로 동원됐다가 주민들의 일방적 욕설과 무력행사에 무방비로 노출돼야 했다. 일부는 신발이 벗겨지고, 주민들에게 끌려나가 바닥에 내팽개쳐지기도 했다. 이들은 주민들이 쏟아내는 인신공격성 발언과 무차별적인 물리력에도 저항도 못 한 채 온몸으로 버텨야 했다.
주민들은 진입을 막는 공무원들에게 "주민들의 민원을 묵살하는 방패막이로 전락했느냐"며 "회의장으로 가는 길을 터주는 게 진정한 공직의 길이다"고 소리쳤다.
이날 동원된 공무원은 "아무리 지역발전을 위한 개발 사업이라 하더라도,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을 때 이런 식으로 맞서야 하는지 회의감이 든다"고 허탈해 했다.

또 이날 풍력업체 관계자와 반대 주민들 사이에도 심한 마찰이 빚어졌다. 이들은 서로 욕설과 침을 뱉는 등 충돌했고, 업체 관계자가 주민들을 촬영하다가 강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한 주민은 "예전 권영택 군수 때는 최소한 업체 사람들이 회의장에 나타나는 일은 없었다. 어떻게 업체 관계자들이 버젓이 나타나 주민들을 감시하고 윽박지를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날 주민들과의 격한 충돌 상황이 충분히 예상됐는데도 오도창 영양군수는 도청 출장을 이유로 자리를 비웠고, 간부공무원들도 누구 하나 현장에 나타나지 않아 빈축을 샀다.
영양제2풍력사업반대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풍력사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 하자 풍력회사와 영양군이 강화된 새로운 풍력입지기준이 마련되기 전에 풍력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환경영향평가협의회를 강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GS E&R은 영양군 석보면 삼의리, 택전리 일대에 3.2MW급 풍력발전기 15기를 세우기 위한 영양 제2풍력사업을 신청한 상태다. 영양군에는 현재 가동, 추진, 허가받은 것을 합해 풍력단지가 8곳, 풍력발전기는 190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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