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빚만 늘어나는 청년들을 위해 지역 사회가 관심 쏟아야

대구지역 청년들의 처지가 딱하기 짝이 없다. 변변한 일자리는 보이지 않고, 간혹 나타나더라도 취업이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어려우니 하늘을 원망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스스로를 ‘자포자기 세대’라고 부르며 좌절을 곱씹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감당하지 못할 빚으로 인해 파산 상태의 청년층이 늘어나는 것도 청년실업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대구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파산 신청을 한 20대가 71명에 이른다고 한다. 2014년 58명에 비해 20% 이상 증가한 수치이고,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기도 전에 파산 신청을 할 처지가 됐다고 하면 청년다운 꿈과 희망을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시민단체인 대구청년유니온이 직장 유무에 관계없이 20·30대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응답자 모두 부채가 있으며, 평균 부채가 2천603만원에 이른다고 답했다니 놀랍다. 지역 청년들의 월평균 임금이 185만원에 불과한데도, 소득 대부분을 대출 상환, 생활비로 지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참으로 ‘고달픈 삶’이다.

청년들이 직장아르바이트 등으로 얻은 수입을 대출금 상환에 쓰고 있으니 이들에게 결혼, 출산 등의 미래를 꿈꾸라고 말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번듯한 직장을 가진 청년들까지 높은 집값, 비싼 물가 등을 이유로 ‘앞 일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토로하는 마당에, 하물며 저임금의 청년들이야 말할 필요도 없다.

대구는 수십 년간 정권을 잡고 있으면서 몇몇만 출세하고 배를 불리는 것으로 끝냈다. 괜찮은 직장공장을 만들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청년들의 방황은 전적으로 어른들의 책임이다. 수도권에서 직장을 잡으라고 등을 떠밀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지역에서 일자리를 만들고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역 사회가 한마음으로 청년들의 어깨를 다독거리지 않는다면 대구의 미래는 절망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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