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사당은 299명의 국회의원 외에도 하루 평균 5천여 명의 유동 인구가 다녀간다. 이들의 허기진 배를 채우는 식당만 해도8곳에 이른다. 모두 국회의사당 건물 내부에서 운영 중이다.
본관에는 1·2·3식당이 있는데 일반인은 주로 1식당을 찾는다. 날마다 달라지는 한식 위주의 식판엔 3천600원(직원가)의 가격표가 붙는다. 1식당 가격의 두 배인 7천200원을 받는 2식당은, 셀프 배식 대신 주문 음식을 가져다주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3식당은 한식·중식 두 가지 식단인데 1만1천원으로 허름한 외부 식당보다 비싸다.
의원회관에도 3개의 식당이 있다. 1·2식당은 본청과 같은 가격이지만 메뉴가 다르고 1만원짜리 3식당은 '오늘의 메뉴'와 '일품 메뉴'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올해 초까지 국회 구내식당은 일요일을 제외하고 연중무휴로 운영됐다. 국정감사 등 국회 업무 때문에 출근하는 누구라도 식사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국회는 최근 주말과 공휴일 저녁밥은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아마도 주 52시간 근무제에 맞춰 식당 근로자들의 근무 시간이 제한된 때문으로 보인다.
당장 민원이 제기됐다. 휴일까지 반납하고 국회에 출근하는 직원들로선, 식사하러 밖으로 나가야 하는 시간적 소모가 많다는 것이다.
'기러기 생활'을 하고 있는 지방 출신 국회의원들도 일부 시간 저녁은 간편한 국회 구내식으로 해결하지 못한다. 오피스텔에서 혼자 서울 생활을 하고 있는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편의점족'이 됐다. 삼각김밥, 감동계란, 혜자김밥, 울트라크리미 등 편의점 진열 상품을 머리에 꿰고 있는 것을 넘어 이들에 대한 찬양(?)이 대단하다.
그는 최근 "수십 가지 양념을 골라 먹을 수 있는 삼각김밥에, 간이 돼 있어 소금 없이 먹어도 되는 감동계란에, 게살이 듬뿍 들어 있는 울트라크리미로 아침 식단을 꾸리면 그야말로 산해진미가 부럽지 않다"며 "혜자김밥은 또 어떤가. 1천500원에 이런 사치스러운 김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라고 했다.
대구에서 상경하는 길에는 항상 동대구역에서 판매하는 '멸추김밥'을 여유 있게 구매해 착석한다. "달달하고 바삭하게 볶은 멸치와 자잘하게 썬 땡초가 입안에서 쌀밥과 만나 어우러지는 향연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서울역에 도착해 있다"는 게 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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