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9시 54분쯤 청도군 화양읍 청도용암온천에서 불이 나 입욕객과 투숙객이 긴급하게 대피했다. 이 과정에서 62명(남성 44명, 여성 18명)이 연기를 흡입해 청도와 경산, 대구 등지의 8개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모두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고 일부는 간단한 치료 후 귀가했다.
청도경찰서에 따르면 불은 기계'세탁실이 있는 지하 1층에서 발생해 급속하게 지상으로 번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오전 10시 15분쯤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현장에 소방차 30대와 소방헬기 1대 등을 투입해 오전 10시 54분쯤 진화했다.
소방당국은 화재 당시 건물에는 입욕객과 투숙객 3팀(10명), 직원 등 100여 명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방당국과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12일 합동감식을 통해 화재 원인을 밝힐 계획인 가운데 다른 목욕탕 화재와 달리 피해가 크지 않은 점이 주목된다.
소방당국은 청도용암온천 건물이 철근콘크리트 슬라브로 돼 있어 불이 급속하게 확산하지 않은 것, 또한 출입구가 3곳이나 있어 탈출도 비교적 쉬웠다는 점을 든다.

무엇보다 남탕이 있는 2층과 여탕이 있는 3층의 경우 노천탕이 있는 테라스가 있어 입욕자들이 구조를 받기까지 대피공간이 확보됐다. 또한 이 공간으로 연기가 빠져나가면서 연기흡입으로 인한 질식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는 것.
실제로 2층에서 13명, 3층에서 4명 등 모두 17명이 테라스에 대피해 있다 소방관의 구조를 받았다.
여기에 더해 평일이라 주말과 휴일에 비해 입욕객이 적었고, 불이 나자 건물 밖에서 내부로 화재 사실을 알린 것도 큰 피해를 막는 요인이 됐다. 44명이 불이 난 사실을 빨리 알게 돼, 스스로 건물을 빠져나왔다.
소방관에게 구조된 사람들은 화재 당시의 아찔함을 전하며 온천 측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했다.
2층 남탕에 있다가 아들과 함께 계단으로 탈출한 최모(65·서울) 씨는 "연기가 나 불이 났다는 것을 알고 아들과 함께 수건만 두른 채 급하게 1층으로 뛰어 내려왔다"고 했다.
2층에서 구조된 한 남성은 "전선 타는 냄새가 났고, 연기가 너무 들어차 계단으로는 나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노천탕으로 피신했다"고 말했다.
먼저 목욕을 마치고 건물 밖에서 아내를 기다리다 사고를 목격한 박모(45·대구) 씨는 "연기가 급속도로 위로 올라갔고 1층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연기로 꽉 찼다"며 "당시 대피방송은 들리지 않았다"고 했다.
또다른 한 남성은 "메케한 냄새가 났는데도 직원이 괜찮다고 해 들어갔으나 이내 불이 났다는 말을 듣고 수건에 물을 적셔 노천탕 쪽으로 대피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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