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혈세 들여 제작한 대구 공공기관 앱 사실상 '방치' 논란

만들기만 하고 업데이트는 ‘나몰라라’…5년 이상 내버려두기도

대구 공공기관들이 제작한 모바일 공공 애플리케이션 중 상당수가 사실상 방치되고 있어 혈세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당초
대구 공공기관들이 제작한 모바일 공공 애플리케이션 중 상당수가 사실상 방치되고 있어 혈세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당초 '남구맛집' '대구창업지원포털' 등 폐기된 앱도 홈페이지에 소개하고 있었으나, 본지 취재가 시작된 후 앱을 홈페이지에서도 제거했다. 대구시 홈페이지 캡쳐

대구 공공기관들이 제작, 배포한 '모바일 공공 애플리케이션(이하 공공 앱)' 중 상당수가 사실상 방치되고 있어 혈세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모바일 환경과 콘텐츠 변화에 따라 주기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한데도 출시 이후 그대로 내버려두거나 아예 폐기되는 앱까지 적지 않은 형편이다.

4일 대구시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시와 8개 구·군, 산하 출자출연기관 등이 제작한 모바일 공공 앱은 모두 13개다. 앱 제작에만 4억3천여만원이 투입됐고, 대구시청 홈페이지에도 따로 코너를 마련해 소개하고 있다. 지역 맛집을 소개하는 앱부터 대구 시티투어나 골목투어를 안내하는 앱까지 주제도 다양하다.

그러나 앱 중 일부는 이미 폐기돼 작동하지 않는 상태다. 남구청이 제작한 '남구맛집'과 대구시 창업진흥과의 '대구창업지원포털', 대구보건환경연구원의 '대구 대기정보'앱은 이용자 수 부진 등을 이유로 올해 초 폐기됐다.

업데이트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사용하기 불편한 앱도 상당수다. 대구시설공단의 '대구시티투어'와 시 교통정책과의 '대구교통종합정보'의 안드로이드용 앱은 2015년 7월 이후 업데이트가 전무했다. '대구안심귀가택시'와 '동구맛집', '달서구깨친맛'도 지난해 초가 마지막 업데이트였다.

올들어 한 번이라도 업데이트를 제공한 앱은 4개(안심신고, 대구중구골목투어, 달서u도서관, 달성스탬프투어)에 불과했다. 가장 오랫동안 업데이트가 없던 앱은 '대구미술관'앱으로, 2013년 4월 19일 이후 5년 이상 업데이트가 없었다.

사용 자체가 불편하다보니 이용 실적도 형편없는 수준이다. 현재 이용이 가능한 앱 가운데 달서구깨친맛은 9월 현재 앱 유지자 수가 155명에 그쳤고, 동구맛집 앱 역시 188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이용자가 많은 대구중구골목투어 앱도 유지자 수가 지난해 7천835명에서 올 9월 현재 6천691명으로 급락했다.

공공 앱 관리가 소홀한 건 턱없이 부족한 유지 관리 예산 탓이 크다. 공공 앱 유지관리에 편성된 예산은 2012년부터 6년 간 모두 1천860만원에 불과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적으로 앱을 출시하지만 이용실적이 낮으면 무관심해진다. 단순히 웹페이지만 관리하고 앱 관리는 손을 놓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지적했다.

담당 부서나 기관이 앱 개발부터 관리까지 도맡다보니 체계적인 유지관리가 어려운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무분별하게 앱을 제작할 수 없도록 관리하고, 기기에 따라 화면이 바뀌는 반응형 웹 등 대안을 모색하도록 유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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