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수성구청 '키다리 아저씨' 올해도 선물보따리

추석마다 익명 기부…쌀 2천포대·라면 1천200박스 전달
2014년 키다리아저씨 별세…아들이 2代째 선행 이어가

대구 수성구청
대구 수성구청 '키다리 아저씨'가 올해 추석에도 어김없이 쌀과 라면을 기부했다. 2016년 당시 키다리 아저씨가 기부한 쌀 2천포대가 5t 트럭에 가득 실려있다. 수성구청 제공

매년 추석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익명으로 쌀을 기부해온 대구 수성구청 '키다리 아저씨'의 선행이 올해도 이어졌다.

수성구청에 따르면 키다리 아저씨는 12일 오후 수성구민운동장에 쌀(10㎏) 2천포대와 라면 1천220박스를 5t 트럭 2대에 가득 싣고 왔다. 그는 구청 관계자에게 선물을 전달하고는 신원을 밝히지 말아줄것을 신신당부하고 돌아갔다.

수성구청 키다리 아저씨의 선행은 2003년부터 시작됐다. 그 해 추석에 박씨 성을 가진한 노인이 구청을 찾아 익명으로 20㎏ 쌀 500포대를 기부한 것. 이후 노인은 추석마다 쌀과 라면을 기부해왔고, 구청은 동화 '키다리 아저씨' 주인공이 연상된다는 이유로 그에게 이같은 명칭을 붙였다.

10년 넘게 이어져오던 선행은 2014년 노인이 별세하면서 중단되는 듯 했으나, 아들이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계속하고 있다. 총 16년간 2대(代)에 걸친 키다리 아저씨가 선행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구청 관계자는 "키다리 아저씨가 신원이 알려지는 것을 한사코 거부하고 있다"며 "전달받은 쌀과 라면은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눠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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