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불광불급(不狂不及)

강두용 대구콘서트하우스 공연기획팀장

강두용 대구콘서트하우스 공연기획팀장
강두용 대구콘서트하우스 공연기획팀장

베토벤의 생가에는 그가 생활하던 거실 한가운데 생전에 베토벤이 사용하던 피아노가 놓여 있다. 그 피아노의 건반은 온통 움푹움푹 패여 있는 모습이다. 그 흔적은 그가 얼마나 열심히, 쉬지 않고 절실히 수많은 시간을 피아노의 건반을 두드리며 작품을 만드는데 몰두하며 살았는가를 증명해 준다. 참으로 천재는 우연히 생기는 것이 아님을 보여 주는 것이다,

피아노의 대가 루빈스타인은 평소 여행을 가게 되면 소리가 나지 않는 작은 피아노를 가지고 다니며 연습하였다고 한다. 자동차 안이든, 화장실 안이든 틈만 나면 소리가 나지 않는 피아노로 연습을 한 것이다. 누구도 근접하지 못할, 더 이상의 경지가 없다고 인정받는 세계적인 대가인 그가 왜 그렇게까지 연습을 하는지 그의 제자가 물었다고 한다. 이에 루빈스타인은 "하루를 연습하지 않으면 자신이 알고, 이틀을 연습하지 않으면 평론가들이 알고, 사흘을 연습하지 않으면 관객이 압니다." 라고 말했다고 한다.

피카소는 그림에 미쳤었고, 베토벤은 음악에 미쳐서 평생을 살았다. 포드는 자동차에 미쳐 있었고 에디슨은 전기에 미쳐 있었다. 축구선수 박지성, 프로 골퍼 박세리,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이상화, 피아니스트 조성진. 그들은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자신의 분야에 미친 사람들이었고, 그들이 성공을 위해 쏟아낸 과정은 미치지 않고서 어떻게 저렇게까지 열심히 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 들만큼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큰 감동을 준다.

트리나 폴러스의 '곷들에게 희망을'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어떻게 하면 나비가 되죠?" "날기를 간절히 원하면 돼. 하나의 애벌레로 사는 것을 기꺼이 포기할 만큼 간절하게." "그럼, 죽어야 한다는 뜻인가요?" "음,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지. 겉모습은 죽은 듯이 보여도 참모습은 여전히 살아 있단다. 삶의 모습은 바뀌지만 목숨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야. 나비가 되어보지도 못하고 죽는 애벌레들하고는 다르단다." 나비가 되기 위해서는 애벌레로 사는 것을 포기할 만큼 간절히 원해야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포기할 만큼 간절했던 적이 있었는지, 진정 미쳐 본적이 있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아직 그 만큼 미쳐서 해 본 것이 없음이 안타깝기도, 후회가 되기도 한다.

미쳐야 미친다고 했다. 한번 사는 인생이다. 단 한번이라고 신명나게 미쳐서 살아보고 싶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