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 했던 폭염의 여름이 가고 산들바람 속에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서민들은 여전히 머리가 아프다. 노동자의 50% 이상이 명절 보너스는 구경조차 못하고, 중소기업 경영자는 경기침체 속에 전격 시행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 노동시간 제한' 등으로 "회사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라며 아우성이다. 이미 대한민국 자영업자들은 알바생보다 못한 신세로 전락했다. 알바생은 그나마 용돈벌이를 했던 알량한 알바자리에서조차 쫓겨났거나 쫓겨나게 생겼다. 대입 수험생이나 취업 준비생을 둔 가정은 온 식구가 초비상이다. 안 그래도 폭발 직전인데 자칫하다가는 대형사고(?)가 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추석을 맞는 많은 대한민국의 며느리들은 머리를 싸매게 된다. 정말, 골 때리는 세상이다.
두통이 있을 때는 뇌종양이나 뇌수막염과 같은 위험 질환이 있는 지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특히 머리를 흔들거나 대변을 볼 때 두통이 악화되거나, 잠을 자다가 두통으로 잠을 깨거나, 그동안 없던 두통이 50세 이후 처음 나타나거나, 시간이 지나면서 두통이 점점 심해질 경우에는 위험한 질환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뇌촬영이 필요하다. 각종 질환에 의한 두통은 그 질환을 치료함으로써 사라진다. 여기서는 특별한 질환 없이 우리를 괴롭히는 '1차성 두통'에 대해 주로 살펴본다.

◆띠로 조이는 듯 아픈…긴장성 두통
명절을 맞아 비용문제, 음식준비, 교통체증 등으로 이마와 머리 주위가 띠로 조이는 듯하게 아프거나, 뒤통수가 번개치듯이 찌릿찌릿하게 느껴진다면 긴장성 두통일 가능성이 높다. 원인은 스트레스이다. 수면부족이나 잘못된 자세가 긴장성 두통을 불러오기도 한다.
스트레스는 두뇌의 (진통 역할을 하는) 세로토닌을 고갈시켜 온 몸이 욱신거리고 아프게 만든다. 특히 머리와 목 근육이 예민하기 때문에 두통이 잘 유발되는 것이다. 수면부족 또한 뇌의 운동중추를 피곤하게 한다. 잠을 잘 못 잔 날 몸이 찌부둥한 것은 이 때문이다. 잠은 제 시간에 자는 것이 중요하다. 자정에서 새벽 5시까지는 꼭 자야 한다. 새벽 3시부터 오전 11시까지 8시간 충분히 잤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실제로는 2시간 남짓 잔 셈이다. 잠의 질도 중요하다. 커피를 많이 마시거나 걱정이 너무 많거나 침실의 온도가 높으면 깊은 잠이 들기 어렵다.
잘못된 자세가 두통을 유발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주의해야 한다. 머리의 무게는 7kg 정도로 이걸 지탱하는 목 근육은 하루종일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 컴퓨터 화면을 볼 때처럼 머리를 앞으로 내민 자세에서는 뒷 목에 더욱 무리가 간다. 근육은 적어도 20분마다 움직여 주어야 탈이 생기지 않는데, 일에 몰두하다보면 근육이 혹사당하게 된다.
충분하고 깊은 잠을 자고, 목과 어깨를 자주 움직이고,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는 것이 긴장성 두통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편두통 체질이 따로 있다
편두통은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있다고 해서 아무에게나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편두통 체질이 있는 사람에게서만 나타난다. 처음 발병하는 시기는 대부분 10대 초반이다. 그 이전에는 잦은 복통이나 차멀미로 시작한다. 편두통은 10대 후반으로 갈수록 빈도가 줄어들다가 20대 초반에 다시 빈도가 높아진다. 대학이나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스트레스가 많아지고, 고등학교 졸업 후 수면과 식사가 불규칙해지면서 술과 커피를 마시기 시작하는 탓이다.
편두통은 치료와 관리를 하지 않으면 만성두통으로 발전할 수 있다. 신속한 치료가 중요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메스꺼움이 심해져서 나중에는 약조차 먹을 수 없게 되고, 통증중추가 예민해져서 진통제의 효과도 약해진다.
편두통 발작을 예방하려면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수면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며, 카페인을 포함한 편두통 유발 음식을 피해야 한다.
◆환절기마다 찾아오는 군집성 두통
평소에는 멀쩡하다 계절이 바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두통이 있다. 두통이 나타나는 날이 일정기간 모여 있고, 하루 중에서도 일정한 시간에 만 머리가 아프다. 그냥 아픈 정도가 아니라, 마치 눈 뿌리를 칼로 후벼내는 것 같이 미칠 지경으로 아프다. 출산의 고통과 비교될 정도이다. 그런데 일단 약물 치료를 받으면 하루 만에 두통이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두통 증세가 모여서 나타난다고 해서 이런 두통을 '군집성 두통' '송이 두통' '군발성 두통'이라고 부른다.
담배를 피거나 술을 마시거나 낮잠을 자거나, 페인트와 같은 휘발성 용매를 흡입하면 두통이 유발되기 때문에 군집성 두통이 있었던 사람은 계절이 바뀌는 시기 동안에 특히 이런 유발인자들을 피해야 한다.

◆각각 진단에 따른 두통치료
두통 치료에 쓰이는 진통제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거의 같다. 군집성 두통과 편두통에 특수한 약을 처방한다. 군집성 두통에는 약물치료와 100%산소 흡입이 효과적이다. 약물과 산소는 혈관확장물질을 분해해서 뇌혈관을 수축시킴으써 치료효과를 나타낸다. 머리가 아픈 쪽의 관자놀이에 있는 혈관을 눌러서 압박하거나 목에 있는 총경동맥을 손가락으로 누르면 두통이 약해질 수 있다. 짧은 시간동안 빠르게 팔굽혀펴기를 하거나 제자리 뛰기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편두통의 경우에는 약물 이외에 다양한 치료법이 있다. '보툴리눔 독소'는 통증 관련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막고 통증 수용체의 구조를 변화시켜 치료효과를 낸다. 미세한 전류로 3차신경을 자극하는 세팔리(Cefaly)라는 기계를 이용하기도 한다. 지우개 크기의 세팔리를 이마에 접착성 전극으로 붙인 뒤, 스위치를 누르면 일정한 주파수의 미세한 전류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전류가 이마에 흐르는 느낌을 약하게 느낄 수 있다. 자기장 치료(TMS:경두개 자기 전극)도 있다. 자기장으로 두뇌의 신경세포를 자극하여 편두통을 치료하는 새로운 기술이다. 수면치료는 수면시간이 적거나 수면의 질이 나쁠 경우에 시행한다.
도움말 한병인 두신경과 원장
[박스]
가을의 불청객 진드기 조심…쯔쯔가무시 감염
진드기에 물려 쯔쯔가무시에 감염되어도 심한 두통이 나타날 수 있다. 9월부터 11월 사이 성묘 등으로 들판을 다녀온 사람들에게 잘 생기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열과 근육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지만, 두통 때문에 응급실에 가는 경우도 있다. 진드기에 물린 자국은 피부에 콩알 만한 빨간 혹처럼 생겨 쉽게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주로 허리띠 피부에 잘 생긴다. 바지가랑이 안으로 들어온 진드기가 위로 올가가다가 허리띠 위치에서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고 그곳의 피부를 깨물기 때문이다.

쯔쯔가무시병은 조기에 치료하면 합병증 없이 치료될 수 있지만,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면 치명적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쯔쯔가무시 감염에 의한 두통은 2차성 두통이기 때문에 두통치료가 아니라 쯔쯔가무시병을 치료함으로써 두통을 없앨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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