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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입술에서 드디어 '그 단어'가 나왔다...한반도 정세 획기적 국면전환 가져오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처음으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진행 의지를 본인의 육성으로 내놓았다. 이에 따라 한반도 평화 정착의 핵심 의제인 북한 비핵화 문제가 변곡점을 맞은 것으로 평가된다. 2·3·4·5·6·8면

김 위원장은 19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이틀째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가진 뒤 전 세계로 생중계된 '9월 평양공동선언' 발표 공동기자회견에서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가기로 확약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그가 국제사회가 지켜보는 앞에서 직접 내놓은 첫 '비핵화 육성'으로 평가된다. 이전까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는 제삼자를 통해 전해진 발언이거나 문서에 명시되는 방법으로 전달됐을 뿐이다.

최고지도자 한 사람에 의해 모든 정책 방향이 결정되는 이른바 '수령영도체제'인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인 김 위원장이 이런 발언을 직접 내놓음으로써 그의 비핵화 의지가 향후 공수표가 될 가능성은 일단 상당 부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비핵화 발언 내용은 지극히 원론적 수준인 데다 남북 정상이 내놓은 '9월 평양 선언' 가운데 비핵화 관련 합의 사항은 ▷전문가 참관하에 동창리 엔진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 영구 폐기 ▷미국의 상응 조치 시 영변 핵시설 영구적 폐기 등이었는데 공동기자회견에서 이 내용을 공개한 것은 김 위원장이 아닌 문 대통령이었다.

게다가 북한은 '미국의 상응조치'를 또다시 들고나옴으로써 북미 간 줄다리기 과정에서 또다른 암초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후 '9월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된 조항을 비롯해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개소 ▷화상 상봉·영상편지 교환 문제 우선 해결 ▷2020년 도쿄올림픽 공동진출 및 2032년 올림픽 공동개최 유치 협력 등 다양한 남북교류방안에 합의했다.

남북은 또 연내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 착공식을 하고,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우선 정상화, 서해경제 공동특구·동해관광 공동특구 조성 협의도 약속했다.

남북은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의 '가까운 시일 내 서울 방문'에도 합의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안'이라는 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이라고 언급, 연내 김 위원장이 서울에 올 것이 확실시된다.

군사적 긴장 완화와 관련, 남북은 이날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도 9월 평양공동선언 부속 합의서로 채택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군사 분야 합의에 대해 "사실상 남북 간에 불가침 합의를 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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