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국방부가 청년 일자리 문제와 버스업계 인력난을 해결하고자 도입한 '육군 운전병 버스 기사 취업 지원사업'이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대 청년이 대부분인 전역 장병들이 버스 기사 취업을 원치 않는 경우가 많아 실제 취업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국토부와 국방부는 지난 4월 업무 협약을 맺고 우수한 육군 운전병들이 전역 후 버스업계에 기사나 정비사로 취업하도록 지원키로 했다.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예상되는 운수업계 인력난을 해소하고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당시 국방부는 "사업을 단계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우선 올해 1천200여명 이상의 채용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사업을 통해 실제 버스업계에 취업한 장병은 지난달 15일까지 14명에 불과하다. 목표로 세웠던 1천200명의 1.2%에 그친 셈이다.
대구의 경우 고속·시외버스 업체인 코리아와이드 경북이 300명 채용을 희망했지만 단 한명도 취업하지 않았다. 코리아와이드 경북 관계자는 "그나마 입사를 확정했던 2명도 취업을 포기하겠다는 연락이 왔다"면서 "현재로선 희망 인원인 300명은커녕 10명이라도 와주면 다행인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는 대부분 20대 초중반인 전역 장병들이 버스 기사 취업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고속버스업계 한 관계자는 "연봉이 4천~5천만원대에 정년이 보장되고, 숙식도 제공하는 등 처우가 나쁘지 않지만 인력 확보가 어렵다"며 "아직 젊은 20대에게 근로시간이 긴 버스기사는 직업으로서 매력이 떨어진다"고 했다.
버스업계는 군 장병 채용 지원 등 탁상 행정보다는 인력난에 대응할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른 버스업계 관계자는 "갓 전역한 젊은이들이 버스기사를 하려 한다는 사고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며 "지자체가 대학과 제휴해 국비로 학비를 지원하고 100% 취업을 보장하는 학과를 만들거나, 직업훈련원을 통해 일할 의지가 있는 30, 40대 운전기사를 양성하는 등 보다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내년부터 사업의 초점을 병사에서 부사관으로 바꿔서 일자리가 꼭 필요한 계층에 취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군 운전인력들이 버스운전 자격을 무상으로 취득할 수 있도록 5억여원의 예산 확보를 추진 중"이라며 "노동부의 버스인력양성사업과도 연계해 버스업계의 인력 수급 불균형 현상을 개선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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