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물 친화 도시 대구(?)

이정웅 전 대구시 녹지과장

이정웅 전 대구시 녹지과장
이정웅 전 대구시 녹지과장

지난해 대구시는 2020년 제17차 세계물총회를 유치해 물의 도시로 위상을 제고했고, 이와 걸맞게 얼마 전에는 '대한민국국제물주간 2018' 행사를 열기도 했다. 기간 중 또 '세계물도시포럼'을 개최했다. 이 포럼에서는 방콕 등 11개 도시의 대표들이 '지속 가능 발전을 위한 물 친화적인 도시들 간의 협력'이라는 주제에 대해 각 도시의 경험과 노하우를 발표하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올해는 대구시가 상수도를 보급한 지 1세기 즉 100년이 되는 해라 국제물주간 행사 개최와 더불어 더 뜻깊은 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대구 인구는 4만65명에 불과했으며 신천 상류에서 취수하여 대봉배수지까지 4천350m를 끌어와서 식수로 공급했다. 급수인구는 5천876명으로 당시 인구의 15%에 불과했고 1인 1일 급수량도 100ℓ였다.' -상수도사업 90년, 대구시-

2017년 현재 급수 인구는 250만 명, 급수 비율은 99.9%로 크게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시민 1인 1일 급수량도 311ℓ로 3배 이상 늘어났다. 먹는 물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는 도시가 되었다. 따라서 이제는 2020년 개최될 '세계물총회'를 대비하고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취수원 이전 문제를 해결하며 명실공히 '물 친화적인 도시'로 나아갈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필자는 성주댐의 물을 원수로 활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어떤 학자의 주장을 수용해 보자고 제안한다. 왜냐하면 구미시민의 동의를 얻어 상류로 옮긴다 하더라도 하천수는 늘 불안하다. 반면에 성주댐 물은 수질이 좋다. 대구시가 성주군민의 동의를 얻어 식수와 농업용수, 생활용수 등을 완벽하게 해결해 주고 그 외 주민의 생활 향상에 필요한 지원책을 강구해서 시도해 보자는 것이다.

또한 물 친화적인 도시를 만들기 위해 금호강의 유람선 운항 등 수운(水運)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신천의 유지수량을 더 늘리고, 대구천 등 가능한 곳은 청계천처럼 물이 흐르게 하고, 기존의 매립된 못도 가능한 곳은 복원하며, 도시철도 1, 2호선의 버리는 물을 이용하는 도로 바닥 청소(달구벌대로는 이미 시행하고 있음) 구역을 늘리고, 인공폭포, 벽천(壁泉), 분수 등 수경 시설에 활용하고 실개천도 많이 만들어 증발되는 물로 청량감이 높도록 하는 등 물을 활용하여 도시를 쾌적하고 아름답게 하려는 노력을 해 보자는 것이다.

별건곤 제34호(1930, 10, 1)는 '대구 어디로 가나?'라는 글에서 "대구 일대의 결함은 지리적으로 수운이 부족한 것이다.… 신천일대는 상수도수원지와 수성수리조합 이용 등으로 거의 건천이 되었고 서북 약 10리에 회류하는 금호강은 수원이 부족하여 인근 땅의 관개에만 겨우 이용될 뿐이요, 장류(長流)의 낙동강은 남서 30리나 떨어져 이용할 길이 멀며 몇 해 전에 대구부에서 약 400만원의 예산으로 낙동강을 끌어들여 일대 운하를 만들고 거기서 수력발전을 일으켜 일거양득의 큰 계획을 세웠더니 그 후 소식이 아득할 뿐이다.…"라고 했다.

1930년대 대구의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낙동강 물을 끌어들여 운하를 만들고 수력발전을 하려 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20년 세계물총회 때 대구를 찾는 외국인의 눈에 진정 물 친화적인 대구의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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