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평양 공동선언의 군사부속합의서에 포함된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GP) 철수 등에 대해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 미군 사령관 지명자가 ‘제동’을 거는 것으로 들리는 발언을 한 것은 예사롭지 않다. 한국 정부가 유엔사령부가 관할권을 갖는 사안을 일방적으로 북한과 합의했음을 지적한 것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주한 미군 사령관은 유엔사령관을 겸한다.
에이브럼스 지명자는 25일(현지시간) 미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DMZ 내 모든 활동은 유엔사 소관이기 때문에 남북이 대화를 계속하더라도 관련 사항은 유엔사에 의해 중개, 심사, 사찰, 이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연말까지 남북 모두 DMZ에서 11개씩의 GP를 철수하는 것 말고도 DMZ 사격을 금지하며, 전방 비행을 금지하는 등 군사합의 주요 내용에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담긴 메시지는 정전협정 체제는 작동 중인 현실이며 한국 정부가 단독으로 우회하거나 무시할 수 없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에이브럼스 지명자가 이어진 발언에서 “남북한 평화협정은 두 나라 간의 합의이기 때문에 유엔 안보리 결의가 규정한 정전협정은 무효화하지 않는다”고 한 것은 이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가시적 비핵화 조치가 없는데도 경제 협력에서 ‘과속’했다. 그러나 과속은 군사 분야도 마찬가지였다. 남한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비행금지 구역 지정, NLL 무력화 논란을 빚는 서해 평화수역 설정 등이 바로 그렇다.
이렇게 한다고 한반도에 평화가 오는 것은 아니다. 평화는 북한이 완전히 비핵화돼야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문 정부는 일을 거꾸로 하고 있다. 북한 핵이 폐기돼야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할지 여부가 검토될 수 있다. 그때까지 정전협정 체제는 한반도의 평화 유지 기제로 준수돼야 한다. DMZ 등 유엔사가 관할권을 갖는 지역이나 사안은 더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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