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 대학병원의 실태 보여준 '로타바이러스' 집단 감염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신생아 15명이 로타바이러스에 집단 감염된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그것도, 지역을 대표하는 병원에서 막 태어난 아기들이 대거 감염돼 격리 치료를 받고 있으니 지역 의료 실태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대 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이 일어난 지 얼마나 됐다고, 집단 감염 사건이 다시 발생하니 부모들의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이 병원에서 태어난 신생아 15명이 감염됐고, 이들 중 1명만 설사 등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퇴원한 1명을 제외한 14명이 격리돼 있으나 뚜렷한 증상이 없는 ‘무증상 감염자’라고 하니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다.

로타바이러스가 위험한 병은 아니라고 하지만, 신생아를 대상으로 하는 감염 관리는 철저하고 엄밀해야 함은 상식이다. 가뜩이나 아이를 낳지 않아 온 나라가 걱정하고 있는 판에 신생아를 잘 모셔도 부족하건만, 도리어 병을 옮기고 있으니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

보건당국은 감염 경로와 관련해 신생아실에 드나든 면회객이나 산모의 몸에 잠복해 있다가 감염되는 ‘모태 전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혹시라도, 병원 측의 실수가 있었는지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로타바이러스는 오염된 손, 음식, 사물을 통해 쉽게 전염되고 집단 감염으로 이어지는 만큼 면밀한 주의가 필요한 병이다. 수분 공급 외에는 특별한 치료제가 없어 사전 예방이 필수적이지만, 이 병원은 감염 관리와 예방에 실패했다.

그렇지만, 병원 측이 발 빠르게 대응한 점은 인정할 만하다. 병원 측이 발견 즉시 격리 치료와 내부 소독을 벌여 추가 확산 가능성이 낮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스럽다. 잘못했다간 병원 위상이 추락할 뻔했기에 운이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병원에서 오히려 병을 얻었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감염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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