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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군 각 읍·면 주민화합 행사, 과열 경쟁 치달아

읍·면의 '주민화합 한마당 행사'가 과열 경쟁되면서 민간에 협찬을 요구하는 등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다.

칠곡군의 얘기다. 칠곡군은 주민화합 한마당 행사를 위해 8개 읍·면에 각 1천만원 정도의 예산을 배정하고 있지만 일부 읍·면이 협찬을 동원해 유명가수 초청공연 행사로 확대하는 등 행사취지와 변질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군에 따르면 주민화합 한마당 행사는 그야말로 주민들의 화합을 위해 주민 노래자랑과 동호회 및 재능기부단체의 장기자랑, 지역 가수 공연 등으로 소박하게 치르는 동네 행사다.

하지만 지난 8월 북삼읍에서 주현미와 김양 등 유명가수를 초청해 행사를 치르면서 약목면과 석적읍 등도 이에 뒤질세라 지난달 각각 비슷한 규모의 행사를 개최했다.

북삼읍은 주민화합 한마당 행사를 위해 군비 외에 민간인을 상대로 2천만원의 찬조금을 거뒀다. 2천만원에 육박하는 주현미 초청 비용은 읍에 소재한 한 회사가 별도로 부담했다. 총 4천만원 정도가 군비 외에 민간인 협찬으로 채워진 것이다.

이후 약목면도 가수 김용임과 보혁 등을 초청하기 위해 민간인 협찬금 1천400만원을 보탰고, 석적읍은 가수 김용임 등을 초청하기 위해 2천800만원의 찬조금을 거뒀다.

이처럼 읍·면 주민화합 한마당 행사가 과열 경쟁으로 흐르자 관내에서 사업을 하거나 단체의 직함을 맡고 있는 이들은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협찬을 할 수 있는 사람 및 업체가 한정된 상황에서 굳이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될 읍·면 행사까지 규모를 키우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다.

몇 년 전 칠곡군의 한 읍장을 맡았던 A씨는 "주민화합 한마당 행사에 군 지원금 1천만원이 책정된 것은 이 범위 안에서 내실있게 행사를 치르라는 취지다. 그런데 유명가수를 부르기 위해 관내 인사들한테 협찬이라는 명목으로 부담을 안기는 것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면서 "군 행사도 아닌 읍·면 단위에서 과도하게 행사를 치르는 것은 앞으로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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