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천연가스 불 '굳이 끄지 않아도 안전, 포항시 이미지와 잘 어울려 관광자원 활용'

육상 천연가스 불 진화 경험 없어, 잘못 건드렸다가 다른 피해 나올 수도

지난해 3월 포항 남구 대잠동 폐철도 공원화 사업 공사장 관수 작업 중 발상한 천연가스 불. 매일신문 DB
지난해 3월 포항 남구 대잠동 폐철도 공원화 사업 공사장 관수 작업 중 발상한 천연가스 불. 매일신문 DB

포항 폐철도 공원화 사업 부지에서 천연가스 불이 1년 6개월째 타오르고 있는 데도 포항시나 관계 당국이 불을 끄지 않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일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유는 예산과 안전, 관광자원 활용 등 복합적이다. 먼저 지하에서 새어 나오는 가스를 차단해 불을 끄려면 많은 예산이 들어간다. 또 시는 현재 가스 압력이 더 커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굳이 불을 끄지 않아도 안전에 위험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오히려 이를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생각이다.

지난해 3월 남구 대잠동 폐철도 공원화 사업 공사장에서 천연가스 불이 발생한 이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자연)과 한국가스공사 측은 현장 조사를 진행하면서 "'블로워 프리벤트'(BOP)라는 폭발방지장치 등을 설치해 가스가 나오는 것을 완전히 막는 방법으로 불을 끌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필요 예산이 수억원에 달하고, 한국에선 육상 천연가스 현장에 이런 설비를 사용한 경험이 없다는 조건이 붙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불이 꺼지길 기다리는 것'으로 결론 났다.

이런 가운데 몇 주면 꺼질 것이라는 애초 예측과 달리 불이 계속 타오르면서 일대 주민들은 폭발 위험 등에 대한 불안감을 내비쳤고, 화재 신고도 수십 차례 잇따랐다.

그러자 시는 지자연 등에 안전성 조사를 의뢰, 가스와 불이 안정화 단계에 있다는 답변을 듣고서 지난해 말 예산을 들여 천연가스 불 주변에 투명 안전펜스를 치고 이 주변을 '불의 공원'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렇다 보니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지자연 등의 천연가스 매장량 조사에서도 불을 끄는 방법은 제외된 채 진행됐다.

지자연 관계자는 "천연가스 잠재자원량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는데, 30일 현재 조사한 자료를 분석해 결과를 내는 마무리 과정에 있다"며 "불을 끄려면 기술적인 검토를 거쳐 적합한 업체까지 따져봐야 하는데, 이는 이번 연구과제는 아니다"고 했다.

이와 관련, 포항시 관계자는 "해당 전문가들이 기술적으로 불은 끌 수는 있지만 껐을 경우 불이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어 이대로 태우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조언했다"며 "천연가스 불이 포항의 이미지와도 잘 어울려 새로운 볼거리로 만들고자 안전조치들을 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