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대구 공항 통합 이전, 기본으로 돌아가자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대구공항 통합이전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추진 동력은 떨어지고 어쩌면 포기해야 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든다. 포기할 경우 예상되는 후폭풍은 감당하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 들어 대구경북 지역의 '인사 홀대' '예산 홀대'에 이어 새로운 '신공항 홀대' 사례가 될지 모른다. 실질적인 진전이 없는 대구공항 통합이전 사업을 보니 매우 안타깝다.

현재의 대구공항 통합이전 사업을 보면 제대로 추진되기 어렵다는 판단이 든다. 사업 추진의 필요성과 타당성에 대하여 이해관계자는 물론 지역민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이나 공론화 과정이 없었다. 다수의 시민단체와 많은 시민들은 지금도 공항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당연히 지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번 대구시장 선거에서 여당 후보자는 물론 다수의 야당 후보자들도 반대했다. 권영진 시장 혼자서만 통합이전을 주장하였다.

공항 이전 관련 주무 부처의 추진 상황이 매우 지지부진하다는 점이 제일 문제다. 대구시는 물론 국방부,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등 중앙행정기관의 추진 의지나 동력이 보이지 않는다. 군사공항 이전과 관련, 국방부는 3월 중 이전 부지 관련 회의를 한 것 외에는 가시적인 진전 사항이 없다. 국토부도 공항 이전의 대부분이 군사공항 관련 사항이라 미온적이다. 부지가 최종 선정되지 않은 이유로 2019년도 정부 예산에 대구공항 통합이전 관련 예산은 한 푼도 반영돼 있지 않다. 대구공항 이전을 두고 대통령 주재 회의 한 번 한 것도 없다. 공항 이전 관련 대통령 지시 사항 하나 없다. 제대로 추진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필자의 대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까지 추진 상황을 있는 그대로 지역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지금도 대구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단체나 시민들이 많다. 추진 목적과 타당성, 애로 사항을 진솔하게 설명하고 반대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지역민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중앙행정기관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

둘째, 행정부의 강력한 추진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계획대로 2020년에 착공하려면 올해 부지가 선정되고 내년도 중앙부서 예산에 기본용역 사업에 필요한 재원이 어느 정도 반영되어야 한다. 기본용역 조사 결과가 나오려면 최소한 몇 년이 걸릴 것이다. 이 정부가 끝나는 시기에 타당성이 없다고 결론 내릴 수도 있다.

셋째, 대구시장이 직접 나서서 대통령에게 대구공항 통합이전 관련 특별보고를 하고 강력하게 추진해줄 것을 건의해야 한다. 대규모 국책사업 추진에는 대통령의 힘이 실려야 구체적인 성과가 도출된다.

넷째,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방안이다. 수많은 지적과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대구공항을 통합이전하는 것이 과연 가장 좋은 방안인가? 다수의 불만을 어떻게 해소하며 갈등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 많은 사람이 주장하는 대로 군공항만 이전하고 민간공항은 그대로 두고 확장하는 방안은 실천 불가능한가?

이러한 점을 종합하여 백지 상태에서 재검토하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한다. 사전 검토 부족, 법적 행정적 절차적 미흡, 공론화 결여, 경제적 효과 등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원점에서 재검토하면 체면을 구길 수도 있다. 그러나 공항이전이 백지화될 때 날아오는 비난이나 후폭풍을 생각하면 지금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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