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TX 구미역 정차 두고 구미시와 김천시 갈등

KTX김천(구미)역 모습. 김천시 제공
KTX김천(구미)역 모습. 김천시 제공
KTX 구미역 정차를 두고 구미시와 김천시가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은 구미역 전경. 구미시 제공
KTX 구미역 정차를 두고 구미시와 김천시가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은 구미역 전경. 구미시 제공

국토교통부가 KTX 구미역 정차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두고 구미시와 김천시가 대립하고 있다. 두 도시는 지난 2003년 KTX 김천(구미)역사 명칭을 두고 마찰을 겪은 지 15년 만에 또 한 번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구미시 "지역 경제 회생을 위해 반드시 정차"

구미시는 구미국가산업단지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KTX 구미역 정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구미시는 2016년 정부에 "구미 국가산단의 투자여건, 바이어 접근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해 KTX 구미역 정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건의하기도 했다.

구미시는 대안으로 KTX 김천(구미)역에서 기존 경부선 구미역으로 연결하는 철로를 만드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경부선과 KTX 노선이 가장 가까운 지점인 김천 보수기지에서 경부선 구미역까지 연결선(2.2㎞)을 신설해 이 구간을 KTX 노선에 넣자는 것이다.

백승주(구미갑)·장석춘(구미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은 "정부가 추진 중인 남부내륙철도(김천~거제) 건설 사업에 KTX 구미역 정차 계획이 포함됐다"고 밝히며 이런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장세용 구미시장도 "KTX 김천(구미)역은 구미시청에서 21㎞나 떨어져 있어 매우 불편하다"면서 "국토교통부와 더불어민주당 측도 KTX 구미역 정차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고 있어 곧 가시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천시 "혁신도시 및 지역 경제 타격"

김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구미시와 구미지역 정치권이 김천 시민들과 협의 없이 KTX 구미역 정차 시도를 계속한다면 김천시민들의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했다.

송언석(김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은 "모든 것은 김천 시민의 입장에서 고려되고 추진되어야 한다"며 "기존 김천(구미)역은 중부선 건설과 별개로 이용돼야 하며, 신구미역 설치는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김천시 관계자는 "KTX 구미역 정차 시도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표명은 시기상조"라면서도 "구미역 정차는 한국철도공단의 역간 적정거리 연구결과, 고속철 57.1㎞에 훨씬 못 미치는 20㎞에 열차를 정차하는 것이어서 고속철도의 근본적인 목적 및 운영의 효율성을 무시한 행위"라고 했다.

그는 "KTX 구미역 정차를 위해서는 김천시에서 선로를 분기해야 함에도 구미시는 김천시에 아무런 협조 요청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천혁신도시에 거주하는 주민 A(46) 씨는 "구미시장이 경북에서 유일한 집권여당 출신 단체장이라 정치권에서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라며 "구미역 정차는 고속철을 저(低)속철화 하자는 것이다"고 했다.

김천시민들은 김천혁신도시의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과 함께 김천구미역의 정차 횟수가 줄어들면 이용객도 줄게 돼 상권 약화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갈등보다는 대안 찾기 머리 맞대야

KTX 구미역 정차보다는 현 김천(구미)역과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김천시 관계자는 "구미시가 김천시와 KTX 접근성 문제를 논의하면 얼마든지 상생이 가능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KTX 구미역 정차보다 구미역까지 연결 예정인 광역철도를 김천혁신도시까지 연장하거나 구미국가산업단지와 김천(구미)역 간의 자동차 전용도로를 개설하는 방법으로 KTX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송언석 국회의원 측은 "국토부와 철도청에 확인한 결과, 현재 병목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확장공사가 진행 중인 고속철 오송~평택 구간이 복복선으로 개통되면 현재 150회 정도 운행되는 고속철을 350회가량 늘릴 수 있다"며 "고속철 운행 횟수가 늘어나면 김천(구미)역에 정차하는 고속철 횟수를 줄이지 않고도 구미역 정차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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