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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자동차부품업계, 대기업 의존도 높아 수출 호조에도 울상

그동안 자동차부품 생산에 주력해왔던 대구 북구의 A사는 업종 부진으로 올 초부터 타 업종에 눈을 돌렸다. 이 회사는 최근 대기업으로부터 스마트폰에 쓰이는 부품 계약을 따냈다.

A사 대표는 "작년부터 자동차부품 주문량이 20% 가까이 줄어 올해 초부터 업종 다변화를 모색했다"며 "지속적으로 타업종 비중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달서구에서 자동차 케이블을 생산하는 B사는 올해 수십억원대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B사는 제품 특성상 A사처럼 업종 다변화를 시도할 수도 없어 불황으로 인한 매출 타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B사 관계자는 "원청업체 주문량이 줄면 타개할 방법이 없다. 주문량은 줄어드는데 인건비 부담은 커지고 있어 막막한 상황"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국내 완성차 업계 불황으로 지역 자동차부품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에 주로 의존하고 있는 지역 산업구조 탓에 상대적으로 기반이 약한 중소기업들은 심각한 매출감소와 도산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의 내수 판매실적은 총 11만130대로 전년 동월 대비 17.5% 줄었다. 수출수도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5.7%, 1.9%씩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의 ‘2018년 상반기 대구경북 수출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대구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11.6% 늘었지만 10월 제조업 업황전망 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51로 매우 낮았다.

이처럼 대구의 자동차부품 수출은 전년 대비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대다수 업체는 수출보다는 완성차업체 납품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지역 자동차부품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부품업종은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을 제외하고는 대구에 기반을 둔 지원기관이 거의 없다"며 "대기업에 의존하는 산업구조를 바꾸고 직접 판로 확대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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