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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실 외에는 자동화재방지설비 없는 국립대구박물관

전시관 및 수장고 등 구획별 스프링클러 설치 현황. 박선숙 의원실 제공
전시관 및 수장고 등 구획별 스프링클러 설치 현황. 박선숙 의원실 제공

200년 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에서 지난달 3일 발생한 화재로 2천만점이 넘는 유물이 한순간에 소실됐다. 이 일로 국내 박물관의 화재 안전실태는 괜찮은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국립 대구박물관을 보면 브라질 국립박물관 불이 남의 일이 아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박물관에는 전시실 외에는 자동화재방지설비가 없는 탓이다.

1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인숙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서울 송파갑)이 국립중앙박물관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립중앙박물관과 지방 13개 국립박물관 모두 자동화재탐지설비를 갖추고 있었다. 전시관과 수장고에는 유물이나 전시품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가스계 자동방재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국립대구박물관은 전시관·수장고가 아닌 복도, 카페테리아, 상품점 등 다른 구역에는 별도의 스프링클러 장치가 설치되어 있지 않고, 간이 소화기 등을 비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방재대책이 미비한 국립박물관은 전국에서 대구박물관이 유일하다.

박 의원은 "이 경우 전시관과 수장고가 아닌 다른 공간에서 불이 났을 때 자동방재설비가 없어 조기 진화에 실패하면 자칫 대형 화재로 번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상임위의 최경환 민주평화당 의원(광주 북구을)도 이날 "전국 박물관·미술관의 상당수가 스프링클러조차 설치되어 있지 않다. 화재 시 유물이나 도서를 보존할 수 있는 소화약제도 인체에 치명적인 하론가스를 사용하고 있다"며 "이들 시설의 방재시스템에 대한 실태 파악과 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경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와 문체부 '전국 박물관·미술관 운영현황 및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739개 박물관(전국 박물관 수 846개)의 46%, 전국 184개 미술관(전국 미술관 수 227개)의 40%에는 스프링클러조차 설치되어 있지 않다. 또 문체부 소속 23개 문화예술기관 중 74%인 17개 기관이 하론가스 시스템(소화기 포함)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론가스는 1987년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에 대한 몬트리올 의정서'가 채택됐으며, 국내에서는 1992년부터 생산이 금지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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