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위 현장에 나타난 '대화경찰관'의 정체는?

집회 참가자·경찰 간 소통역할 수행
집회 자유 보장 확대하고 마찰 줄이는 등 긍정적 효과 거둬

지난 5일부터 대구경찰청에도 대화경찰제가 도입되면서 집회현장에 대화경찰관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12일 오전 대구 동구 용계동 한 집회현장에서 대화경찰관이 집회 참가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대구 동부경찰서 제공.
지난 5일부터 대구경찰청에도 대화경찰제가 도입되면서 집회현장에 대화경찰관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12일 오전 대구 동구 용계동 한 집회현장에서 대화경찰관이 집회 참가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대구 동부경찰서 제공.

12일 오전 대구 동구 용계동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붉은 머리띠를 매고 '노조원 고용 촉구집회'에 나선 한국노총 건설산업노조 노동자들 사이로 형광색 조끼를 입은 한 경찰관이 눈에 띄었다. 조끼에는 '대화경찰'이라는 글자가 선명했다.

노조 측 지도부와 이야기하던 경찰관은 건설사 현장사무소에 노조 의견을 전달하고, 집회가 주변 교통에 방해를 주지 않도록 관리하는 등 집회현장 곳곳을 분주하게 오갔다. 이름대로 '대화하는 경찰관', 대화경찰이었다.

경찰청이 서울 도심권에만 시범적으로 도입했던 대화경찰관제를 지난 5일부터 전국으로 확대 시행하면서 대구시내 집회현장에도 대화경찰관이 등장했다.

대화경찰은 지난 11일 민주노총 대구본부의 대구고용노동청 점거시위를 비롯한 다양한 집회·시위에 투입돼 활약 중이다.

대화경찰관제의 '원조'는 스웨덴이다. 스웨덴 경찰은 2001년 예테보리 시위에서 수많은 폭력사태로 경찰이 시위대에 발포하는 등 갈등을 빚자 대화경찰을 도입했다.

대화경찰관은 집회의 원인이 된 갈등을 사전에 중재하고, 참가자들의 요구사항을 관할 부처에 전달하는 등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의 소통창구를 열어주면서 불필요한 마찰과 혼란이 줄어드는 효과를 거뒀다.

경찰관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대구 한 경찰서 대화경찰관은 "'대화경찰'이라는 친숙한 이름을 쓰면서 시민들의 경계심도 낮아졌고, 경찰관들도 보다 적극적인 소통에 나설 수 있게 됐다"면서 "특히 집회 현장에서 참가자들이 경찰을 외부자가 아니라 집회 조력자로 인식하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

박민경 대구인권사무소 인권조사관은 "경찰이 인권을 중시하며 집회 자유를 보장하고, 현장 질서도 유지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경찰이 지속적으로 정책을 유지해나가길 바란다. 인권 관련 협력 요청이 있으면 적극 돕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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