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마을에 젊은 총각들이 웬일이니껴(무슨 볼일이세요)?"
12일 찾아간 안동시 녹전면. 이곳은 안동 시내에서 차로 약 30분을 쉼 없이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다. 마을 초입부터 한적한 도로가 이어졌고 마을 안에 다다랐을 때는 인적이 드문 것도 모자라 사람 그림자조차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간간이 보이는 집 담벼락 너머 가축들만이 그나마 을쓰년스러운 마을 모습을 덜고 있었다.
농촌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경로당을 찾았지만 이곳 역시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녹전면에서 만난 한 할머니는 "예전에는 경로당에 모여 있으면 젊은이들이 점심도 해줬었는데, 이제는 이마저도 다 떠나고 없다"고 푸념했다. 할머니가 말한 이 마을 젊은이는 60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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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전면 갈현리에 들어서자 인적이 드문 시골 마을의 이색 풍경도 펼쳐졌다. 왕복 2차로인 차도 한쪽에는 수확한 벼들이 끝없이 널려 가을바람을 쐬고 있었다. 차량 통행이 거의 없고 오가는 행인조차 없기 때문에 벼들이 도로를 제 집 앞마당인냥 점령하고 있는 것이다.
20여 년 전 자녀 교육을 위해 도시로 떠났지만, 농사를 위해 자주 고향을 찾는다는 안승구(57) 씨는 "고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한 부락에 50여 가구가 살았고 가구마다 가족 구성원이 적도 4명이 이상이었지만 현재는 4개 부락을 다 합쳐도 50가구 안 될 것"이라며 "벼를 말린다고 차로 하나를 다 막고 있어도 벼에 장난칠 어린아이들도 없고 차도 다니지 않아 불편을 느끼는 사람도 없다"고 했다.
같은 날 찾아간 영주시 평은면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고즈넉한 성당을 사이로 주택들이 밀집돼 있었지만 이곳에도 사는 사람은 적었다. 가장 젊은 청년(?)의 나이가 40대 후반이었고, 최고령은 96세였다.
평은면은 11년 전만 해도 2천327명이 살고 있었지만, 현재 1천여 명 이상이 줄었다.
인구가 감소하면서 생기는 마을의 불편함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생활편의시설은 생각할 수도 없고 학교마저 없어지고 있다.
도로 한 쪽에 벼를 말리던 마을 주민 강수연(83) 씨는 "시골 인구가 줄어 목욕탕과 시장 등도 사라지고 있다. 불편한 점이 많다"고 했다.
[{IMG03}]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어볼 수 없는 두 마을의 인근 초등학교도 존립 위기에 놓여 있다. 전교생이라 해도 고작 도시 1, 2학급 인원밖에 되지 않는다.
안동시 녹전초등학교의 전교생은 32명, 영주시 평은초등학교는 57명이 전부다. 다음해 신입생이 6학년 초등생들의 졸업 수 보다 적으면 전교생은 더 줄어들 게 된다.
녹전초등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박수현 양은 "집과 가까운 곳에 한 친구가 살고 있지만 이 친구 외 다른 친구들은 학교에 가지 않으면 만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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