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상 최악의 고용 부진…대구경북 고용난 훨씬 심각

고용 지표가 사상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실업자는 9개월 연속 100만 명을 넘어 외환위기 이후 역대 최장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고, 실업률은 1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대구경북 지표는 전국 평균보다 훨씬 나빠 상대적으로 고용난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률은 3.6%로 전년 대비 0.3%포인트(p) 올랐다. 9월 기준으로 2005년 9월 3.6%를 기록한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았다. 실업자 수는 102만4천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만 2천명 급증했다. 9개월 연속 100만명 선을 넘겨 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1999년 6월~2000년 3월(10개월) 이후 가장 긴 기간을 기록했다.

지역 실업률은 더 심각하다. 지난달 대구 지역 실업률은 4.6%로 전년 동기보다 1.2%p 올랐고 경북은 4.2%로 2.7%p 악화했다.

취업자 수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국내 취업자는 2천705만5천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만5천명 늘었다.

해당 수치는 올해 들어 세 번째로 낮은 수치로 취업자 증가 폭은 5월 7만2천명 이후 5개월 연속으로 10만명 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취업 지표 역시 대구경북이 상대적으로 더 심각하다. 대구의 경우 123만3천명으로 오히려 전년 대비 4천명 줄었고 경북 또한 144만8천명으로 1만9천명 감소했다.

취업자 증가 폭이 줄어든 데는 자영업에 종사하는 취업자 수가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8만6천명이 줄었다. 10차 산업분류 기준이 적용된 2014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특히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1년 새 11만7천명 감소해 영세 자영업자 폐업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숙박·음식점업 고용 부진의 이유로 중국인 관광객 감소, 과당 경쟁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이 같은 고용 부진 확산 및 장기화를 엄중한 상황으로 판단. 모든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일자리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7, 8월 대비 고용 증가 폭은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좋지 않다"라며 "투자 활성화, 혁신성장 등으로 우리 경제의 일자리 창출 능력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청년 실업률이 줄고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고용 지표를 마냥 부정적으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가 1년 새 33만명 늘었지만 임시근로자는 19만명, 일용근로자는 2만4천명 각각 줄었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도 8.8%로 1년 전보다 0.4%p 낮아졌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양적 측면에서는 좋지 않지만 상용직 증가 폭이 30만명대를 회복한 점,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증가세, 고용 피보험자 증가세 등을 보면 질적으로는 개선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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