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말기, 통신사, 장소 맞아떨어지면 먹통되는 택시 카드결제

원인 한 달째 오리무중… 업체 책임전가에 택시기사·승객 불편 가중

대구 택시 중 일부가 특정 지역에서만 카드 결제 단말기 먹통증상이 발생해 대구시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결제 불능 현상이 한달째 계속되고 있지만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대구시와 대구택시운송사업조합 등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카드결제 단말기가 통신 이상으로 결제가 되지 않아 승객과 실랑이를 벌였고, 요금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택시기사들의 항의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기사들이 순식간에 100명 이상으로 불어나자 택시조합 측이 조사에 나섰고, 단말기 또는 이동통신사 기지국 에 원인이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증상이 발생한 택시들은 모두 같은 회사가 공급한 카드 결제 단말기가 장착됐으며, 이동통신사는 SK텔레콤을 이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동대구역과 도시철도 1호선 반야월역, 수성구 동대구로 주변 등 특정 장소에서만 단말기가 먹통이 된다는 점도 같았다.

문제는 결제 단말기와 통신사 기지국 중 어느 쪽에 문제가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 단말기 공급업체가 대구시내 법인택시 업체에 공급한 단말기는 800대에 이르지만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택시는 일부인 240대로 단말기가 원인이라고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의 기지국을 원인으로 지목하기엔 같은 통신사에 가입한 택시 중 다른 업체의 카드 결제단말기를 쓰는 경우에는 결제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이 걸린다.

상황이 이렇자 카드 단말기 공급 업체와 기지국을 관리하는 SK텔레콤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택시조합 한 관계자는 "카드로 택시요금을 지불하는 비율이 60%를 넘어간 상황에서 택시 수요가 가장 많은 동대구역 일대가 장애 지역에 포함된 탓에 기사들이 승객과 갈등을 빚고, 택시요금을 아예 받지 못하는 등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예비차량을 배치해 운행하거나 결제 단말기를 교체하는 등 원인 파악이 될 때까지 피해를 줄이려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택시조합 측은 결제 이상 원인이 밝혀지면 책임 소재에 따라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진행할 계획이다.

다급해진 대구시는 15일 각 업체 관계자를 불러 현장 조사에 나섰다. 대구시 관계자는 "실제 장애가 발생한 장소에서 카드 결제 단말기로 결제를 시도해볼 계획"이라며 "택시기사들과 승객들의 민원이 많았지만, 1주일 내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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