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0대 기업의 여성임원이 올해 처음 2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3년 100명을 돌파한 이후 5년 만에 2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나, 여전히 전체 임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5%에도 못 미치는 등 기업의 '유리 천장'은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15일 기업정보 분석업체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에 따르면 매출 기준 100대 기업이 제출한 반기 보고서의 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오너가(家) 출신과 사외이사를 제외한 여성임원은 모두 216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임원 수(6천843명)의 3.2%에 해당하는 수치로, 2016년 조사 때(2.2%)보다 1%포인트 높아졌다.
100대 기업 여성임원은 2004년 첫 조사 당시 13명에 불과했으나 2006년 22명, 2010년 51명에 이어 2013년에 114명으로 처음 100명을 돌파한 뒤 2016년 150명으로 늘어났었다.
여성임원을 단 한 명이라도 보유한 기업은 55곳으로, 해당 조사 이후 처음 절반을 넘었다. 2004년 10곳에서 2010년 21곳, 2011년 30곳, 2013년 33곳, 2015년 37곳, 2016년 40곳 등 조사할 때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가장 많은 여성임원을 보유한 기업은 삼성전자로, 올해 57명(전체 임원의 5.5%)에 달했다. 아모레퍼시픽이 14명으로 그 뒤를 이었고 ▲ 롯데쇼핑·CJ제일제당(각 10명) ▲ 삼성SDS(9명) ▲ KT(8명) ▲ SK텔레콤(7명) 등의 순이었다.
전체 임원 숫자가 30명이 넘는 100대 기업 가운데 여성임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아모레퍼시픽으로, 임원 75명 중 14명(18.7%)이 여성이었다. 엘지생활건강(15.8%)과 CJ제일제당(12.2%), 삼성SDS(10.5%) 등도 10%를 넘었다.
오일선 소장은 "대기업 CEO를 중심으로 여성임원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데다 2013년 말부터 상장사 정기보고서에 임원 성별을 표기하도록 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면서 "최근 추세가 이어진다면 2021년에는 3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0대 기업 내 임원 가운데 상당수는 현장직과 엔지니어 등 이공계 출신"이라며 "'여성임원 500명 시대'를 맞으려면 능력 위주의 인사와 함께 이공계 출신 임원 증가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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