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빚더미 때문에…" 父母 청부살해 시도한 30대 구속

교통사고 위장 살해해 보험금 받으려다 모두 미수 그쳐

대구 동부경찰서는 15일 빚더미에 시달리다 거액의 사망 보험금을 받기 위해 친부모를 청부 살해하려 한 30대 아들을 존속살해미수 등 혐의로 구속했다. 매일신문DB
대구 동부경찰서는 15일 빚더미에 시달리다 거액의 사망 보험금을 받기 위해 친부모를 청부 살해하려 한 30대 아들을 존속살해미수 등 혐의로 구속했다. 매일신문DB

빚더미에 시달리다가 거액의 사망 보험금을 받기 위해 친부모를 청부 살해하려 한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15일 존속살해미수 등 혐의로 A(34) 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어머니 B(63) 씨와 짜고 아버지(74)를 교통사고로 위장해 살해하려다 실패하자, 어머니도 같은 방법으로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B씨와 함께 범행에 가담한 C(43) 씨를 함께 구속하고, 또 다른 공범 D(32)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 "1억 줄테니 父 살해해달라" 중상만 입히고 실패

A씨가 아버지를 살해하고 보험금을 받아내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지난 6월. 재혼을 앞두고 목돈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A씨는 어머니 B씨와 논의한 끝에 아버지를 살해하고 2억5천만원에 달하는 사망 보험금을 타내기로 했다.

그는 인터넷 구인구직 사이트에 '큰 돈을 벌 수 있는 단기 아르바이트 지원자를 모집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글을 보고 연락한 C씨에게 착수금 100만원을 건네며 "울진군 후포리 자택 근처에서 아버지를 교통사고로 위장해 살해해달라"고 요구했다. '거사'에 성공하면 1억원의 보상금을 주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다.

결국 6월 22일 오후 9시 40분쯤 C씨는 승용차를 몰고 술에 취해 귀가하던 A씨의 아버지를 치고 달아났다. 그러나 계획과 달리 아버지는 인근 주민에게 발견돼 전치 6주의 중상은 입었지만 목숨은 건졌다.

◆ 母 "나를 죽이고 사망 보험금 타라"

계획이 실패하자 어머니 B씨는 "차라리 나를 죽이고 보험금을 타라"고 아들을 설득했다. 마침 B씨는 6억5천만원의 사망 보험금을 탈 수 있는 보험에 가입한 상태였다.

A씨는 다시 인터넷을 통해 또다른 공범 D씨와 접촉했다. D씨는 A씨에게서 2억여원의 보상을 약속받았고, 지난 8월 5일 오후 9시 30분쯤 대구 수성구 지산동 한 도로에서 B씨를 차로 치고 달아나기로 했다.

그러나 약속한 시간, 예행연습까지 한 B씨는 술에 취해 약속했던 차선이 아닌 반대 차선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D씨는 "막상 해 보니 무서워서 못 하겠다"고 더 이상의 시도를 거부했다. 다급해진 A씨는 D씨를 강제로 차에 태우며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급기야 겁에 질린 D씨가 경찰에 자수하면서 이들의 범행이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2016년 숨진 부인의 암 치료비로 3억원에 달하는 빚을 졌고, 이를 갚는데 어려움을 겪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재혼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지 못해 곤경에 처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서로를 믿지 못해 통화내용을 녹음해 두었는데, 이를 증거로 확보했다. 급하게 목돈이 필요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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