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태극전사들이 올해 마지막 안방 A매치에서 북중미의 '복병' 파나마를 상대로 두 골 차로 앞서고도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아쉬운 무승부에 그쳤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나마와의 평가전에서 박주호(울산)의 선제골과 황인범(대전)의 추가 골로 2-0 리드를 잡았지만 상대 일격에 두 골을 내줘 결국 2-2로 비겼다.
이로써 벤투호는 12일 우루과이전 2-1 승리의 여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9월 11일 칠레전 0-0 무승부에 이어 두 번째 무승부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 8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4경기 연속 무패(2승 2무) 행진을 벌인 걸 위안으로 삼았다.
나흘 전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전 승리로 자신감을 충전한 태극전사들이 파나마를 맞아 초반부터 강한 공세로 나섰다.
석현준을 꼭짓점으로 손흥민과 황희찬이 공격 삼각편대를 이룬 한국은 빠른 측면 돌파를 이용해 경기 초반 공격 주도권을 잡았다.
선제골이 이른 시간에 터졌고, 2018 러시아 월드컵 때 '부상 불운'에 시달렸던 수비수 박주호가 선제골의 주인공이 됐다.
황희찬이 전반 6분 오른쪽 측면을 드리블로 돌파한 뒤 골라인 부근까지 침투해 공을 반대편 뒤쪽으로 길게 빼줬다.
박주호가 왼쪽 페널티지역에서 달려들며 지체하지 않고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해 파나마의 골망을 흔들었다.
쉴새 없이 파나마의 문전을 위협하던 한국이 다시 한 번 득점포를 가동했고, 해결사는 22세의 신예 미드필더 황인범이었다.
정우영을 대신해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린 황인범은 전반 33분 손흥민이 왼쪽 페널티지역에서 수비수를 제치고 공을 뒤로 돌려주자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공은 빨랫줄 같은 궤적을 그린 뒤 그대로 왼쪽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앞장선 뒤 벤투호에 승선한 황인범의 기분 좋은 A매치 데뷔골이었다.
하지만 파나마가 거센 반격으로 승부의 흐름을 가져갔고, 세트피스 상황에서 한 방을 터뜨렸다.
파나마는 전반 45분 오른쪽 프리킥 기회에서 아르만도 쿠퍼가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려주자 공격수 아브디엘 아로요가 구쳐오른 뒤 헤딩으로 공의 방향을 틀어 만회골을 뽑았다.
이후 후반 3분 어이없는 백패스가 또 한 번의 실점을 헌납했다. 남태희가 골키퍼 조현우를 보고 길게 공을 뒤로 빼줬는데, 롤란도 블락부른이 공을 가로챈 뒤 가벼운 슈팅으로 한국의 골문을 갈라 2-2로 균형을 맞췄다. 약속된 플레이의 부재와 집중력 부족이 자초한 아쉬운 동점 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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