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학진흥원, 겸재 정선이 그린 금강산 그림 7점 공개

한국국학진흥원은 17일 조선시대 진경산수의 대가 겸재 정선이 그린 금강산 그림 7점을 공개했다.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한국국학진흥원은 17일 조선시대 진경산수의 대가 겸재 정선이 그린 금강산 그림 7점을 공개했다.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조선시대 진경산수의 대가 겸재(謙齋) 정선(1675~1759)이 그린 금강산 그림 7점이 공개됐다.

17일 한국국학진흥원은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 주실마을에 있는 월하 조운도(1718~1796)의 후손가에서 정선의 그림 7점을 기탁해 공개한다고 밝혔다.

화폭 크기는 각각 세로 40㎝, 가로 30㎝가량으로 7점 모두 종이 바탕에 수묵으로 그렸다.

그림의 왼쪽 또는 오른쪽 윗부분에는 '비로봉', '비홍교', '마하연', '정양사', '보덕굴', '구룡폭', '단발령' 등 그림 제목과 '겸재초(謙齋草)'라는 서명이 적혀 있다. 그림 제목과 서명만 있고 창작 동기와 감상 등을 표현한 화제(畫題)나 인장은 없었다.

금강산은 널리 알려진 명산으로 경관이 뛰어나 예로부터 시가나 문장, 그림으로 많이 표현됐다.이번에 공개된 정선의 금강산 그림은 화폭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만, 대체로 내금강의 각 명소를 부감법이나 원형의 구도를 사용해 요약적으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정선 특유의 미점(米點) 기법의 토산(土山)과 수직 준법으로 처리한 바위산의 대조적인 표현과 포치는 그의 금강산 화풍의 전형을 잘 보여준다. 채색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정선은 거칠고 활달한 필치로 금강산 명승의 외형적 특성을 담아냈다.

공개된 화폭 7점은 정선이 그린 금강산 그림 가운데 '초본(草本)' 또는 '조본(祖本)'의 이중적 성격을 지닌 것으로 파악된다.

겸재의 그림을 소장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조운도는 당시 영남을 대표하는 학자이자 문신인 옥천(玉川) 조덕린(1658~1737)의 손자다. 조운도 역시 당시 이름난 학자로 정약용과 채제공, 이가환 등 근기 남인의 실학자들과 활발하게 교류한 선비였다.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된 그림은 정선의 진경산수 화풍 연구에 중요한 기준작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영남 선비들이 추구한 산수에 대한 미의식을 가늠할 수 있고, 정선의 진경산수화 양식의 성립 과정, 구도, 필법을 연구하는 데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