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1개월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는 등 최근 경기 상황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로 인한 금융 불균형 등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어서 연내 인상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8일 한은 본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회의를 하고 기준금리를 연 1.50%로 유지했다. 지난해 11월 금리 인상 이후 올해 들어 7번째 동결 결정을 내렸다. 금융 불균형보다 경 회복에 힘을 실은 결과이다.
실제 성장률과 물가, 고용 등 주요 경기지표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금리를 올리면 경제 상황이 악화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8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5% 증가하는 데 그쳤고, 설비투자는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현재 연 2.9에서 연 2.7%로 낮췄다.
대외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 무역분쟁과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이다. 이에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7%로 3개월 전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11월 인상론에 힘이 실리게 됐다. 한미 금리차가 벌어지고 저금리 후유증으로 가계부채 증가, 부동산 자금 쏠림 등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분석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 방향 의결문에서 "향후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신중히 판단하겠다"는 입장과 비교해 누그러진 표현이다.
이날 결정 과정에서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늘어난 점도 내달 인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7월과 8월 금통위에서 이일형 위원 1명이 인상 소수의견을 냈지만, 이번에는 고승범 위원까지 합세했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이번 달에는 어두운 경기 상황 때문에 금융시장 안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12월 미국이 금리를 또 인상할 수 있어서 내달에는 한은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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