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軍출신의 '對中매파' 스틸웰, 美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에 지명

해리스 대사 '측근'…2차 북미정상회담 앞두고 '한반도 라인업' 완성
역대 두번째 군인사 출신…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잇단 대중 강경파 전진배치 주목

미 국무부가 데이비드 스틸웰을 신임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로 임명했다고 18일 밝혔다. 연합뉴스
미 국무부가 데이비드 스틸웰을 신임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로 임명했다고 18일 밝혔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스틸웰 예비역 공군 준장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에 지명했다고 백악관이 이날 밝혔다.

스틸웰 지명자가 미국 상원의 인준 문턱을 넘게 되면 수전 손턴 전 차관보 대행의 지난 7월말 낙마 후 3개월 가까이 공석이었던 이 자리가 채워지게 된다. 이로써 국무부 내 한반도 라인 정비 작업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특히 시기적으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스티븐 비건-최선희 라인'의 북미 간 실무협상 개시와 맞물려 한반도 라인을 완비함으로써 북미 비핵화 협상 국면에 체계적으로 대비하려는 성격도 있어 보인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스틸웰 지명자는 35년 이상 조종사, 지휘관, 한국어 어학병 등으로 근무한 공군 출신으로, 2015년 준장으로 예편했다"며 현재 하와이에 있는 인도 태평양사령부 내 중국 전략 포커스 그룹의 소장을 맡고 있으며, 하와이 호놀룰루에 있는 이스트웨스트 센터의 선임 방문연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에서 아태 지역 외교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에 외교관 출신이 아닌 군 인사가 기용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해군 대령 출신이었던 제임스 켈리 전 차관보 이후 두번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어와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으며 일본어도 약간 할 줄 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스틸웰 지명자는 군 생활의 마지막이었던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관리 시절 당시 태평양 사령관(현 인도 태평양 사령관)이던 해리스 대사와 긴밀하게 함께 일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리스 대사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호주에서 한국으로 배치지역까지 변경해가며 전격 '차출'한 인사인 점을 감안할 때, 해리스 대사의 측근인사를 발탁한 것은 북미 비핵화 협상 본격화와 맞물려 한반도 라인에 대한 '폼페이오 친정체제'를 구축하는 의미도 있어 보인다.

아시아 31개국과의 외교 관계를 관리·감독,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외교를 관장하는 요직인 동아태 차관보는 지난해 3월 대니얼 러셀 전 차관보가 사임한 뒤 대행체제로 유지돼왔다.

이번 인선은 미국이 무역전쟁을 필두로 중국에 대한 강경 드라이브를 거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그는 해리스 대사와 마찬가지로 '대중(對中) 매파'로 알려졌다. 그의 인선이 확정되면 해리스 대사에 이어 군 출신 대중 강경파들이 한반도 라인에 전진 배치되는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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