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 대통령, 교황청 공식방문...교황청 파격 의전 돋보여

교황청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 내 교황 서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대화하며 밝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교황청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 내 교황 서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대화하며 밝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3박 4일간의 프랑스 국빈방문 및 이탈리아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우리시간으로 18일부터 시작된 문재인 대통령의 교황청 공식방문 일정은 파격의 연속이었다. 외교관들도 깜짝 놀랄만한 일정이 이어진 것이다.

우선 우리시간으로 18일 오후 늦게 마무리된 프란치스코 교황과 문재인 대통령의 만남은 면담 시간이 현지시각으로 정오에 잡히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각별한 배려가 드러났다는 게 바티칸 외교가의 해석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반적으로 국가 정상들이 교황청을 방문하면, 오전 9시 30분 전후해 면담 일정을 잡는다. 지난해 5월 교황청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오전 일찍 교황을 알현했고, 면담 시간은 30분 정도에 그쳤다.

더욱이 3,4년에 한 번씩 열리는 교황청의 가장 큰 행사로 꼽히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가 지난 3일 개막해 오는 28일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교황은 즉위 이후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시기라면 교황청은 시노드 관련 행사 외의 외교 일정을 잡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문 대통령과의 면담은 잡혔다. 한국 가톨릭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교황이 지니고 있는 호의와 신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교황 면담에 앞서 우리시간으로 18일 새벽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에서 교황청 국무총리 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이 집전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에 참석했다. 교황청의 중심인 성베드로대성당에서 개별 국가의 평화를 주제로 한 미사가 열리는 것도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었다.

문 대통령은 미사가 끝난 직후 주교황청 한국대사관저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과 만찬을 갖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를 집전해 준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강력한 적대 관계 속에서 평화를 만들어내는 일은 용기가 있어야 하는데 오늘 미사가 우리에게 큰 용기를 줬다"면서 "제가 베드로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거기서 연설까지 한 것은 꿈만 같다"고 했다.

문 대통령과 파롤린 국무원장은 올해 55주년을 맞은 한·교황청 관계를 더욱 심화·발전시켜 나가자는데 뜻을 같이했으며 문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을 계기로 한국 정부와 교황청이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을 환영했다.

한·교황청 관계사 발굴사업은 교황청의 바티칸 도서관·비밀문서고·인류복음화성 수장고에 보관된 양측 관계사 자료를 발굴·정리·보존·연구하는 사업으로 내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진행된다. 사료 발굴과 디지털화, 학술 세미나, 2023년 수교 60주년 기념 전시회 개최 등을 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교황청을 떠나기에 앞서 파롤린 국무원장을 또다시 만났으며 이 일정을 끝으로 교황청 방문을 마무리한 뒤 우리시간으로 18일 밤늦게 로마를 떠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