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영업자들, 배달앱 광고비 부담 호소

대구 수성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정모(57) 씨는 매달 25만원 정도를 배달앱 3곳에 광고비 명목으로 지출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더해 한 배달앱 업체는 월 8만원 수준의 기본료를 받았고, 다른 한 곳은 주문 당 12.5%의 중개 수수료를 받고 있다. 재료값, 점포 임대료까지 제하고 나니 지난달 정 씨 손에 남은 돈은 150만원에 불과했다.

정 씨는 "배달앱이 생기며 배달음식 시장이 활발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광고비와 수수료 등 부담이 지나치다. 늘어난 매출보다 배달앱에 들어가는 고정비용이 더 크다"며 "3년 전만 해도 없던 지출이 매달 생기니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영세 자영업자가 배달앱 업체와 거래하는 과정에서 높은 광고비에 적잖은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치킨, 피자 등 자영업자가 밀집한 지역에서도 부담을 호소하며 정부 지원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는 배달앱 거래업체 303곳을 대상으로 애로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은 답변이 나왔다고 18일 밝혔다.

배달앱 비중은 최근 급격히 커지는 추세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배달음식 주문 시 배달앱 이용 비중은 지난해 24.9%에서 올해 34.9%로 늘었다. 전화주문 비중은 지난해 65.1%에서 올해 57.1%로 감소했다. 사실상 배달앱을 이용하지 않고는 영업을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치킨집 주인 정 씨는 "지난달 기준 전체 주문 중에서 배달앱을 통해 오는 주문 비중이 40%였다"며 "특히 치킨은 젊은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 배달앱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 차원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당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개선사항을 묻는 질문에 '정부 차원의 판매수수료 조정 및 관리', '판매수수료 담합 저지 및 인하' 등을 꼽았다.

김경만 중기중앙회 통상산업본부장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와 거래하는 중소기업들이 정부 개입을 통해 광고비나 수수료 등 문제 해결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법률 마련 등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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