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송언석 의원, 한국당 의원 맞나요" 김천 한국당 당원 뿔났다

18일 오후 김천시 신음동 자유한국당 송언석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소 건물 외벽에 무소속을 연상케 하는 흰색 바탕의 검정색 글씨체 간판이 붙여져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18일 오후 김천시 신음동 자유한국당 송언석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소 건물 외벽에 무소속을 연상케 하는 흰색 바탕의 검정색 글씨체 간판이 붙여져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무소속입니까, 더불어민주당입니까?"
18일 오후 김천에 있는 송언석 국회의원 사무실 앞. 건물 외벽에 걸린 '국회의원 송언석'이라는 글자 색깔과 바탕색을 본 시민들이 의아해 했다. 한 시민은 "자유한국당 로고가 안 보여 흰색 바탕을 보면 송 의원이 무소속인 것처럼 보이고, 옆 벽에 걸린 파란색 이름을 보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김천이 지역구인 송언석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주요 홍보 수단에서 한국당 색깔을 지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확산, 구설에 올랐다.
지역구 사무소 외벽 간판에 한국당 로고를 삭제한 것은 물론 블로그, 현수막 등에서 한국당 명칭 및 색채를 배제했기 때문이다.

송 의원이 속한 한국당의 당 색깔은 붉은색이다. 하지만 송 의원의 지역구 사무소 외벽에 있는 세로로 된 이름은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을 사용했다. 특히 건물 제일 위쪽에 설치한 가로 간판에는 흰색 바탕에 검은색으로 이름을 적었다. 흰색은 무소속의 상징색이다.
색으로만 정당을 판단할 경우 흰색 바탕을 본 사람들은 송 의원을 무소속으로 보고, 파란색 이름이 걸린 벽을 보면 민주당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건물 1층 출입문 옆 간판에만 한국당 당명과 로고가 있을 뿐이다.

송 의원의 지역구 사무소는 정치가에서는 '명당'으로 통한다. 이 사무소는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의원 시절 사용했던 곳이다. KTX 고속철 상하행선을 타거나 경북고속도에서도 사무소와 이름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송 의원은 지난 6월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를 불과 493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지난 보궐선거에서 송 의원이 고전하면서 한국당 색깔을 지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지역구 사무소 건물 외벽뿐만 아니라 송 의원의 블로그 등에도 한국당이라는 표기를 찾기 힘들다. '국가대표 경제전문가 송언석'이라고 소개돼 있다. 이에 앞서 송 의원은 지난 추석 때도 현수막에 당명이나 로고를 표기하지 않고 '국회의원 송언석'이라고만 표기해 논란은 있었다.

김천지역 한 한국당 당원은 "이철우 전 의원의 사무실을 승계해서 쓰면서 당 로고를 뺀다는 것은 한국당 당원으로서 실망스럽다"면서 "당 로고를 뺀다는 것은 정당의 지지도에 따라 당을 바꾸겠다는 것 말고는 해석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또 다른 한국당 당원은 "정당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외부에 자기 소속 정당을 알리지 않는다는 것은 스스로 해당 정당 국회의원이란 것을 부끄러워 하는 거 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언석 의원실 관계자는 "김천 사무소 외벽 간판에 빨간색을 쓰지 않은 이유는 내년 전당대회를 하게 되면 당명, 당 색이 바뀔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면서 "추석 때 현수막에 당 로고가 표기가 되지 않은 것은 업체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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