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자치단체장 중 가장 핫한 단체장을 꼽으라면 장세용 구미시장이 둘째 가라면 서러울 것 같다. 대구경북의 유일한 여당(더불어민주당) 단체장인 장 시장은 취임 이후 대구 취수원 이전 논란, 박정희 전 대통령 흔적 지우기 논란, 보수·진보단체 대립, 구미 경제 추락 등 갖가지 민감한 이슈의 중심에서 연일 여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 현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또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직접 만나 들어봤다.
-최근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대구 취수원 이전과 관련해 구미시를 제외하고 환경부에 용역을 의뢰하는 등 큰 틀의 합의를 했다.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는 대구시장이나 경북도지사가 임의로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 구미시민들의 의견을 가장 중요시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낙동강 수질 문제는 구미·대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며, 낙동강 전체의 수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환경부가 국책사업으로 제안한 폐수무방류시스템에 대해 낙동강 수계의 수질을 살리는 차원에서 예비타당성조사를 적극 검토하겠다.
-취수원 문제 등 지역 관련 주요 이슈에서 자유한국당의 도지사와 대구시장이 장세용 시장을 고립시키려는 거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고립무원 상태다. 특히 이철우 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 간 해평취수장 공동 이용 및 폐수무방류시스템 도입 관련 연구 용역 합의 건은 구미시민들의 입장을 무시한 처사로 매우 유감스럽다.
-박정희 대통령 흔적 지우기 논란도 일고 있다. 박정희 기념관 명칭 변경, 박 대통령 추모식 및 탄신제 불참, 새마을과 폐지 등으로 시끄럽다.
▶역사를 어떻게 지울 수 있겠나. '만약 박정희 대통령이라면 지금 시민들을 위해 무엇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할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구미의 이미지는 공업도시, 박정희 대통령 고향, 새마을도시라는 이미지로 굳어져 있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살기 좋은 도시, 기업하기 좋은 도시, 볼거리 있는 도시로 변화하고 이를 알려야 한다. 과거에만 머무르는 것보다 진정으로 구미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많은 분의 목소리를 듣고 소통하며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겠다.
-취임 이후 시청 앞에 보수와 진보단체의 집회가 끊이지 않고 있다. 보수와 진보, 양쪽 사이에서 난처한 것 같다. 어떤 입장인가. 이 문제가 왜 이렇게 됐다고 생각하나.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박정희 대통령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해 온 것 때문에 역사적인 평가보다는 정치적 논란 속에 빠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조건적으로 수용 또는 배제가 아닌,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발맞추어 변화하고 재조명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역사는 공(功)은 공(功)대로, 과(過)는 과(過)대로 판단되고 기억될 것이다.
-대구경북에서 유일한 민주당 자치단체장이다. 민주당 단체장으로 정체성이 잘 안 보인다. 지역 정서와 여당 인사인 자신의 색깔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전국적인 관심도 크고, 책임도 막중하다고 생각한다. 보수의 아이콘으로 여겨졌던 구미에서 진보 시장이 당선된 것은 시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이 크기 때문이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집권당 지도부 등과도 꾸준히 소통하는 등 성공적인 정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 진보 시장이 추진하는 정책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정치적으로만 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구미는 저의 고향인 만큼 시장이라는 중책을 맡겨준 시민들의 기대에 꼭 부응하고 싶다. 소통과 화합을 통해 고향 시민들이 삶의 터전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
-지역의 유일한 여당(더불어민주당) 단체장으로서 자유한국당 일색의 지역 단체장들과 맞서야 한다. 그래서 도움을 많이 받아야 하는데 민주당 내에서도 주요 인사들이 만나주지 않으려 하는 모습이 보이는 등 당 내에서도 입지가 굳건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백승주. 장석춘 등 지역 국회의원 및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과도 소통이 제대로 안 되는 것 같다.
▶민감한 사안이어서 답변을 하지 않는 게 좋겠다.
-경제 문제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구미 경제가 최악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한국 경제가 전반적인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구미 또한 외부의 영향은 물론 내부 구조적인 문제로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들의 이전 계획 발표는 산업단지의 분위기를 더욱 침체시킨다. 구미 산업단지의 주력산업인 모바일, 디스플레이 등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중국 등 제3국에게 추월 당하는 등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지만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강한 의지가 있기 때문에 산업구조의 체질을 바꾸고, 지속가능한 신성장 산업을 선정하고, 강소기업을 육성하는 등 다각도로 움직이고 있다. 장기적으로 새로운 산업경제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 대기업 위주에서 중소기업 중심으로의 산업구조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스마트공장 확산, 제조업의 서비스화, 연구개발능력 강화 등 중소기업 역량 강화에 힘을 쏟겠다.
-구미국가산업5단지 분양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
▶5단지 분양 활성화를 위해서는 업종 확대(7개→16개)가 필요하다. 관계 부처(산업부, 국토부, 환경부 등)와 지속적으로 협의, 추진하고 있다. 또 임대용지 공급 및 분양가 인하를 위해 수자원공사와 방안을 찾고 있다. 특히 KTX구미역 정차를 반드시 이뤄내고, 탄소산업 클러스트 조성 및 특화사업(바이오·헬스, ICT 국방, 신재생에너지)을 통한 공단 활성화도 추진하겠다. 5단지는 젊은 인재들의 역량이 집적화된 미래형 친환경 산업단지로 조성할 예정이다.
-구미국가산업단지에 대기업 유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대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는 거 같은데 별 성과는 없다. 숨겨놓은 카드는 있나.
▶대기업의 투자 동향 파악 및 관계자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대기업들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기업의 미래전략산업을 구미에 투자하라고 건의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산업 인프라 및 정주 여건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
-2020년 제101회 전국체전 준비에 엄청난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 지역 사설볼링협회에서 대형 복합스포츠센터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전국체육대회 개최를 위한 예산은 1천124억원 정도 된다. 이 가운데 절반이 구미시 부담이다. 복합스포츠센터는 전국체전 개최 시 17개 시·도 운영본부로 사용된다. 전국체전 유치 당시부터 계획된 것이기 때문에 건립이 불가피하다. 사설 볼링장의 피해가 없도록 운영할 것이며, 시민 볼링강습, 국제 및 전국대회 개최 등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민선 7기 공약 가운데 트램 설치 등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야 하는 사업이 있다. 일부 시민단체에서 우려하고 있는데, 어떻게 할건가.
▶트램이 설치되면 교통시설로서의 효과뿐 아니라 주변 상권 활성화를 통한 도심 재생, 구미 상징물로 활용 등 파급 효과가 크다. 구미는 대중교통 이용 분담률이 20%밖에 되지 않는 자가용 중심 도시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사전 타당성 용역을 하고, 관계자 및 주민, 전문가 등의 여론도 수립해 결정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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