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려견 산책·밥 챙기며 규칙적인 생활…황혼기 함께하기 좋은 애완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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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께 반려견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집에서 키우는 반려견을 2박 3일 동안 할머니 댁에 맡긴 적이 있었는데 반려견과 헤어질 땐 아쉬워하시는 눈치였다. 처음엔 싫어하시던 분이 사흘 만에 어떻게 바뀐 걸까.

반려견도 대견스러웠다. 한참 뒤 할머니를 다시 만났을 때였다. 반갑다며 꼬리가 떨어져라 흔들어댔다. 그때 고민은 시작됐다.

'할머니께도 강아지 친구가 있으면 어떨까.'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떠올리자 머릿속은 더 복잡해졌다. 노인이 반려견을 키운다면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을지, 정작 반려견의 성격이 사납다면 정신 건강에 해롭진 않을지, 혹여 반려견이 많이 짖어 이웃의 민심을 잃는 건 아닌지 걱정됐다. 분명 노인이 키우기 적당한 견종이 있을 텐데.

푸들.게티이미지 뱅크 제공
푸들.게티이미지 뱅크 제공

◆노인이 기르기 적합한 반려견은 어떤 종류가 있을까?

-털이 덜 날리고 용변을 잘 가리면 좋겠네요

노인이 키우기엔 관리가 수월한 강아지가 좋다. 털갈이가 잦거나 미용 관리가 필요해 손이 많이 가는 견종은 적합하지 않다. 털 빠짐이 심해 자주 청소를 해야 한다면, 면역력이 떨어져 알레르기라도 생긴다면 노인에겐 부담이다. 푸들(키 25~45cm / 몸무게 3.5~5kg)과 비숑 프리제(키 23~31cm / 몸무게 5~10kg)는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은 충족하는 반려견이다. 털이 곱슬곱슬해 미용관리가 쉽고 털 빠짐이 적다. 특히 이 둘은 머리가 좋아 배변훈련이 쉽고 명령을 잘 알아듣는다.

털이 길어도 관리가 편한 견종이 있다. 포메라니안(키 20cm 전후 / 몸무게 1.3~3.5kg), 재패니즈 스피츠(키 30~35cm / 몸무게 6~10kg), 파피용(키 20~28cm / 몸무게 4~4.5kg)은 빗질 관리만으로도 털 빠짐을 줄일 수 있어 키우기 좋다.

닥스훈트.게티이미지 뱅크 제공
닥스훈트.게티이미지 뱅크 제공

-활발하고 같이 운동하기 좋은 반려견을 원해요

노인에겐 이왕이면 활력을 나눌 수 있는 반려견이 좋다. 종일 일하는 젊은 사람에 비해 일상생활 반경이 좁고 활동량이 적은 노인들에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하다. 닥스훈트(키 21~27cm / 몸무게 3~5kg)는 잘 짖지 않는 데 비해 운동 신경이 발달해 활동량이 많은 종에 속한다. 닥스훈트의 또 다른 장점은 짧은 다리, 긴 허리의 매력적인 자태인데, 보는 이를 항상 즐겁게 만든다.

타고난 체형이 날렵한 푸들, 미니어처 핀셔(키 26~30cm / 몸무게 4~5kg), 스피츠는 산책왕이다. 걷기를 아주 좋아하는데 노인에게는 함께 운동할 친구로 이들이 제격인 셈이다. 특히 치와와(키 13~22cm / 몸무게 3kg 이하), 요크셔테리어(키 20~23cm / 몸무게 2.5~4kg)는 보폭이 짧은 소형견임에도 불구하고 오래 걸을 수 있어 애견인 사이에서도 멋진 산책 친구로 정평이 나 있다.

노인이 강아지를 키울 때는 종(種)의 크기도 꼭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노인이 함께 산책하거나 목욕을 시킬 때 감당할 수 있는 사이즈가 좋다. 성견 기준 4kg 이하의 강아지가 가장 적합하다.

스피츠.게티이미지 뱅크 제공
스피츠.게티이미지 뱅크 제공

-면역력이 강하고 생명력이 길었으면 좋겠어요

가족과 다름없는 반려견의 죽음은 사람에게도 큰 상처를 남긴다. 때문에 건강하게 오랜 기간 함께 할 수 있는 견종을 선호하는 이들에겐 스피츠를 추천한다. 스피츠는 소형견 중에서 평균 수명이 긴 편에 속한다. 푸들 역시 건강한 체형을 갖고 있으면서 선천적 질환이 적은 편이다. '발발이'라 불리는 믹스견 중에서도 체형이 작고 유순한 성격이라면 자격은 충분하다.

**같은 품종이라도 체형과 성격 차이가 존재합니다.

◆노인에게 반려견이 필요한 이유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는 노인은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 반려견의 식사를 챙기거나 산책, 배변처리 등을 하면서 자연스레 시간에 대한 감각을 이어가기 때문이다. 반려견과 생활하는 노인에겐 책임감도 부여된다. 나를 믿고 따르는 반려견의 존재는 노인에게 주인의식과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2017년 한국건강진흥개발원이 발표한 '노인의 신체활동 실천현황 및 정책 제언'에 따르면 노년기의 규칙적인 신체 활동이 신체적 건강은 물론 심리, 사회적 건강증진을 도모해 삶의 질을 높인다고 한다.

반려견을 통해 타인과 교류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애견을 키우는 사람들과 양육 방법이나 다른 정보를 공유하다 보면 소통의 기회가 늘어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황혼에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는 가장 큰 장점은 여생을 함께할 벗이 생긴다는 점이다. 매일 아침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고 누군가를 위해 존재한다는 건 무엇보다 소중한 인생의 의미이다. 소중한 일상을 더욱 활기차고 의미 있게 만들어 줄 반려견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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