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이후 대구의 공업 특화지역 1번지로 불렸던 '북성로 공구골목'이 되살아난다.
대구 중구청은 국토교통부가 2018년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생활 인프라공급을 위해 벌인 공모전에 '다시 뛰는 대구의 심장! 성내'를 주제로 참가해 중심시가지형 북성로 일원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지난 8월 선정됐다.
중구청은 내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사업비 총 300억원(국비 150억원, 시비 75억원, 구비 75억원)을 투입한다.
◆한 때 대구 최고의 번화가였던 북성로
1906년 10월 당시 경상북도 관찰사 서리 겸 대구군수인 친일파 박중양이 인부를 동원해 대구 중심부를 보호하던 대구읍성 철거를 강행하면서 북성로가 형성됐다. 경부선 대구역이 건립된 1905년, 철도를 따라 읍성 북쪽에 몰려든 일본인 상인들이 성(城)내 상권을 장악하기 위해 박중양에게 철거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후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읍성 북쪽 성곽은 무너졌고, 그 자리에 신작로가 났다. 이 길이 북성로이다. 신작로는 새롭게 만들어진 길을 일컫는다.
당시 대구역에 인접한 북성로는 대구 최초의 백화점, 조경회사, 제림소, 목재회사, 재목점, 목욕탕 등이 있어 최대의 상업 중심지로 이름을 날렸고 식당, 요리집, 영화관, 여관 등이 즐비한 향촌동과 인접해 대구 최고의 번화가를 이뤘다.
광복 이후 한국전이 발발하자 미군이 대구역을 통해 방대한 물자와 공구, 철물류 등을 수송했다. 이에 인근 상인들이 물자를 수집, 영업을 시작했고 이를 계기로 주변 수창동, 태평로, 인교동 등에 각종 공구 및 상업 물품들을 판매하는 상가들이 들어서면서 대구 최대의 산업 공구 골목 발전하게 되었다.
그러나 2000년대 동대구역 노선이 늘어나는 등 상대적으로 대구역의 역할이 줄어들자 유동인구도 급격히 감소했다. 특히 북성로 인근은 1970년대 이전에 지어진 목조 목조·조적조의 박공지붕 건축물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만큼 낙후돼있다. 건축물 669개 중 93.42%는 20년 이상 지난 노후건축물인 상황이다. 최근 10년 동안 사업체 수는 8.77% 감소하고 인구마저도 30년간 70%가 줄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 통해 재도약 꿈 꿔
북성로 역사관광 플랫폼을 조성하기 위해 관풍루, 공북문 이전 복원을 통해 경상감영, 대구읍성의 원형을 되살린다. 소남 이일우 고택 관광자원화와 대구근대교육역사관, 대구도심관광정보센터도 조성한다. 공공복지 허브 조성에도 힘을 쓴다. 노인정신건강진료소와 이인성고택을 활용한 이인성 아트센터,북성문화대학 운영을 통한 공공(공유)공간조성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중구청의 계획이다.
북성로의 새로운 도전에 마중물 역할을 할 '2018 북성로 축제'도 개최한다. '손의 모험'을 주제로 구 대구중공업 및 북성로 공업소 골목 일대에서 오는 28일 열리며 도시재생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람재생'을 통해 소통을 이끌어낸다.
북성로 오픈 팩토리가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진행된다. 북성로만의 제조시스템에 따라 4곳 이상의 공업소를 돌며 공구 모양의 '북성로 병따개'를 직접 만드는 체험이 가능하다.
40여 개의 부스가 설치돼 제작자, 일반 시민들의 체험, 상담 공간으로 활용된다. 북성로 공구 상인과 북성로 기술장인 등이 직접 지도하는 기술공구체험 부스와 예비제작자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제작상담소도 운영한다.
축제의 꽃인 공연도 다양하고 풍성하다. 옛 대구중공업 중앙무대에서 오후 1시부터 열리는 개막공연은 북성로 업사이클링밴드 '훌라'가 나서 PVC 파이프를 이용한 오르간, 병뚜껑 탬버린, 샴푸 피아노 등 북성로의 재료와 재활용품을 이용한 아름다운 선율로 무대를 메울 예정이다. 이후 오후 4~6시 북성로 공구와 장비 등을 배경으로 한 포토존과 무대를 마련해 원따나라(아프리카타악), 편한메아리(업사이클링퍼쿠션), 아트지(댄스퍼포먼스) 등 5팀의 공연을 펼친다.
류규하 중구청장은 "기존의 기술생태계 바탕 위에 제작자들의 공간이었던 북성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시민들이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지역 대표축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