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경찰, 포항제철소 출입문 통한 물품 빼돌리기 수사 나서

포스코 포항제철소 출입문을 통해 철근 등 자재가 빼돌려지고 있다는 의혹(본지 22일 자 1면, 6면 보도)과 관련,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포항남부경찰서는 22일 "현재 출입문 기록상 허위로 반입·반출된 자재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조사하고 있으며, 공모 또는 관련자를 찾기 위한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우선 포스코 측에 자체 감사를 통해 조사한 비리 의혹 자료를 요청한 상태다. 앞서 이달 중순에도 포항제철소에 반입되는 자재 빼돌리기 의혹에 대해 내사를 벌였지만, 포스코의 자체 감사 내용을 확인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경찰 수사는 포스코플랜텍 하도급을 맡은 A업체가 지난해 포항제철소 1열연공장 합리화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제철소 내에 반입된 배관 등 자재 현황이 서류와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경찰은 A업체 현장소장과 직원 등 2명을 우선 입건한 뒤 다른 직원들과의 공모를 확인하는 등 수사를 확대했다.

경찰 관계자는 "포스코 감사 측을 참고인으로 불러 감사 자료를 요청했지만, 내부 사정을 이유로 답변을 꺼리고 있다"며 "수사 내용과 정황 등을 보면 한두 명의 단순 비위가 아닌 조직적인 사건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밑바닥부터 훑고 올라가야 하는데, 수사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했다.

한편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내 정상적이지 못한 물품 반입·반출에 대해 내부 감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비번이거나 다른 직원의 서명이 들어간 목록 60여 개를 찾아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스코 감사팀은 이와 관련 사실을 파악하고도 최정우 포스코 회장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측은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겠지만, 일단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볼 방침"이라며 "이번 의혹 때문에 잘못도 없는 업체가 억울한 피해를 볼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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