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라진 얼굴/하재청 지음/시와에세이 펴냄

야간 자율학습 시간/그 녀석의 책상을 걷어찼다/아무것도 아닌 줄 알고 한 번 걷어찼을 뿐인데/(중략)/텅 빈 그림자에 피가 얼룩진다/책상에 엎드려 매일 자는 줄 알았는데/(중략)/오지 않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교실 형광등도/진저리를 치고 있다'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2004년 '시와사상'으로 등단한 시인 하재청의 첫 번째 시집이다. 그의 첫 시집을 펼치면 마주하는 것은 학교라는 무대와 학생이라는 배우들이다. 교단 30년을 정리하고 묶은 시집은 시인이 지난 시간에 대한 반성문이자 우리 교육현실에 대한 직시이다.

교사로서 시인은 2014년 4월 세월호 사건의 충격으로 안이한 시간을 살아온 자신과 교실, 학생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지은이는 이 시집에서 경쟁과 성적 제일주의, 학벌주의로 일관하는 오늘의 교실에 대한 안쓰러움, 분노 그리고 이에 대한 자학과 연민 등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녹아 있다. 교사로서 정직성이 시적 언어로 전화돼 읽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준다. 시인은 올해 퇴직 후 고향에서 글을 쓰고 있다. 120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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