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다문화가정 자녀 진로 문제를 방치해선 한국의 미래가 없다

다문화가정 자녀는 우리 사회에서 우선적으로 보호되고 관심받아야 할 대상이다. 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나야만, 한국의 미래도 밝아지리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런데도, 이들이 진학·진로 문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하니 참으로 충격적이다.

다문화가정 초·중·고 재학생이 해마다 늘고 있지만, 정부·교육청의 진로 관련 지원은 거의 없다. 대구에만 3천895명의 학생이 있는데도, 진학·진로 프로그램을 마련한 곳은 대구시교육청과 서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2곳뿐이다. 대구시교육청은 1년에 한 차례 30명뿐이고, 서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15명 대상이다.

경북에는 다문화가정 학생 8천225명이 있지만, 사정은 대구와 비슷하다. 진로 문제와 관련해 소수의 학생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방치돼 있다. 가뜩이나 열악한 가정환경에 놓인 청소년이 많은 상황에서, 관계 당국의 지원마저 이런 수준이라니 허탈할 정도다.

정부·교육청은 원하는 학생에게만 지원을 한정해서는 안 되고, 그 업무를 자원봉사자에게 맡겨서도 안 된다. 전문 인력이 학생을 방문하는 적극적인 지원 및 보호 정책이 절실하다. 일대일 맞춤형 지원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예산과 인력이 확보돼야 한다. 이들을 이대로 방치하면 두고두고 후회하는 날이 올 것이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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