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책 읽는 습관을 기르는 것은 평생 학생들의 사고력과 학습 흥미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 때문에 각 학교에서는 독서 활동을 장려하고자 글쓰기, 토론 등 책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펼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졸업생들이 주축이 돼 후배들에게 독서를 장려하고 문화적 소양을 높여주려는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최근 대구 구지초등학교에서 열린 독서골든벨의 모습과 졸업생들의 이야기 및 독서 교육의 중요성 등을 살펴봤다.
◆'골든벨'을 향한 열띤 경쟁
지난 24일 오후 대구 달성군 구지초등학교 강당에 '제2회 세종독서골든벨'에 참가한 구지초, 세현초 학생들이 모였다. 각 학교 3~6학년 학생 총 152명은 지난 3개월간 읽은 책들의 내용을 떠올리면서 사회자가 출제하는 문제를 신중히 들은 뒤 화이트보드에 답을 써내려갔다.
문항이 넘어갈수록 긴장감은 더해졌고, 참가자를 응원하러 온 학부모와 친구들도 옆에서 응원을 펼치며 활기를 보탰다.
이날 학생들이 푼 문제는 ▷안중근 의사는 1879년 황해도에서 태어났는데, 어릴 때 이름은 몸에 있는 점의 모양을 따서 '응칠'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이름과 관계가 있는 별은 무슨 별일까? ▷리차드바크가 쓴 이 책은 의존보다는 자유를 선택하는 삶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또한 나날이 새로워지려는 노력을 통해 인간은 누구나 위대한 가능성을 내면에 간직하고 있다는 깨달음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은 무엇인가?와 같이 책을 꼼꼼히 읽지 않으면 답을 떠올릴 수 없는 내용이었다.
다섯 번째 문제가 지나자 상당수 학생이 탈락했고, 패자부활전 문제를 거쳐 20여 명의 학생이 다시 생존해 문제를 풀었다.
마지막에는 4명의 학생이 수차례 동시에 답을 맞히는 등 열띤 경쟁을 벌였다. 결국 구지초 6학년 김한별 양이 최후의 1인으로 올라 무대에서 마지막 골든벨 문제를 풀었다.
마지막 골든벨 문제는 '시치미를 떼다'라는 표현과 관계있는 동물인 '매'를 묻는 문항이었다. 김 양은 이 문제의 답은 쓰지 못해 아쉽게도 골든벨은 울리지 못했다.
김한별 양은 "골든벨에 앞서 공지된 책 목록 8권을 다 읽는 데 한 달 정도 걸렸다. 예상했던 문제가 나와서 많이 맞출 수 있었다. 골든벨 울리진 못했지만 최후의 1인으로 남아 기분이 너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골든벨 행사에서 수상한 학생은 최후의 1인으로 최우수상을 받은 김한별 양을 비롯해 ▷우수상 김하은(세현초 4학년), 박혜진(구지초 6학년), 오정빈(구지초 6학년) ▷장려상 김수인(구지초 6학년), 방예진(구지초 6학년), 손승현(구지초 6학년), 손정민(구지초 4학년), 이수연(구지초 4학년) ▷특별상 김윤재(구지초 3학년) 학생이다.
◆독서 장려를 위한 선배들의 지원
지난해 세현초등학교에서 열린 1회 골든벨 행사에 이어 이날 열린 '제2회 세종독서골든벨'은 구지초 46회 졸업생 30명으로 구성된 '세종독서장학회'에서 기금을 십시일반 마련해 후원한 행사다.
독서골든벨에 참가한 구지초, 세현초 학생들은 지난 7월 말 행사가 공지된 뒤 3개월간 여름 방학 독서과제로 지정된 8권(세종대왕, 안중근, 갈매기의 꿈, 탈무드, 종의 기원, 아인슈타인과 과학 천재들, 마당을 나온 암탉, 80일간의 세계 일주)을 열심히 읽었다.
세종독서장학회는 구지초 46회 졸업생인 김동환 회장을 중심으로 결성된 단체다. 이들은 고향 후배들을 위해 독서 문화 확산과 구지면민으로서 자부심을 길러주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특히 1, 2회 골든벨 행사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 중 1~3명을 선발해 오는 12월 29~내년 2월 16일 7주간 미국 동부 사립학교로 어학연수의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해 독서골든벨에서 수상한 3명과 올해 9명 총 12명 학생을 대상으로 영어 시험, 인터뷰 등을 거쳐 어학연수에 떠날 학생을 최종 선발할 예정이다.
비용은 전액 세종독서장학회에서 지원하며, 이들은 미국 학생들과 같이 수업을 받고 현지에서 홈스테이를 하면서 영어를 익힐 기회를 줄 예정이다.
김 회장은 골든벨 문제 출제까지 직접 출제할 정도로 독서골든벨 행사를 통한 독서 문화 확산에 관심이 높다. 학생들이 애국심, 과학, 위인, 고전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골고루 독서를 하도록 도서 목록도 일일이 선정했을 정도다.
김동환 세종독서장학회장은 "학교를 비롯해 지역 공동체의 성원이 있기에 행사가 열릴 수 있었다"며 "학생들이 독서를 통해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는 등 지역 발전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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