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곤두박질치는 경제, 세금 쓰기 외 대책 없는 정부

2분기에 이어 3분기 성장률도 0.6%에 그치면서 경기 침체의 늪이 깊어지고 있다. 심각한 기업 투자 감소와 일자리난이 우리 경제에 깊은 주름살을 만들고 있는 데다 치솟는 국제 유가와 주식·환율 불안까지 겹치면서 위기감이 바짝 고조되는 모양새다. 이대로라면 올해 2.7% 성장도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어서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여론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동향을 보면 3분기 성장률이 전분기와 마찬가지로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 1분기(1.0%) 간신히 1%대에 턱걸이 한 것을 빼면 2분기 연속 0% 중반에 그쳐 경기 부진이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함을 보여준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투자는 부진하다 못해 급락세다. 3분기 건설투자(-6.4%)는 IMF 외환위기 이래 근 20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설비투자(-4.7%)도 크게 뒷걸음질하면서 2분기 연속 감소세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기계류 설비투자 감소는 그나마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음을 뜻한다.

여기에 우리 경제의 목을 죄는 악재도 수두룩하다. 국제 유가 상승과 미국 금리 인상 등 외적 요인에다 미·중 무역 전쟁의 후폭풍 등 한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확산해 외국인 투자 자금이 무더기로 빠져나가면서 최근 금융시장이 거의 패닉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이렇듯 한국 경제가 사면초가의 처지에 놓인 것은 위기에 둔감한 정부와 청와대, 국회 탓이 크다. 그제 문재인 대통령의 입에서 ‘지난해와 달라진 게 뭐냐’는 쓴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것만 봐도 제 역할 하는 곳이 거의 없음을 시사한다. 경제 살리기는 세금 등 손쉬운 수단에 의존하거나 보여주기식 정책으로는 절대 불가능하다. 내년은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경고다. 정부와 국회는 이제라도 정신을 단단히 차려야 한다. 경제 살리기를 국정의 맨 앞자리에 놓고 위기 극복에 몸을 던져야 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