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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산업클러스터 위탁기관 선정 비리 환경부가 위탁기관 선물한 환경공단, '환경'이란 깃발 아래 뭉쳐진 가족이었다

대구 물산업클러스터 운영 위탁기관 선정 과정에서 절차적 불투명성이 속속 사실로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위탁기관 선정 주체인 환경부와 위탁기관 선정이란 결과물을 따낸 한국환경공단 사이에 '전관예우'가 자리잡고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위탁기관 선정을 둘러싼 매일신문의 의혹 제기 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확인한 결과, 환경공단에 환경부 공무원 출신들이 다수 재직하고 있거나 ,재직 후 퇴직한 사실이 드러났다.

매일신문이 강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환경공단 소속 직원 중 환경부 출신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환경공단에는 환경부 출신 퇴직공무원이 고위직 자리에 상당수 포진돼 있었다. 정년퇴직자까지 포함하면 환경공단과 관련된 환경부 출신이 17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 기준으로 환경공단에 재직 중인 환경부 출신 퇴직 공무원도 모두 7명이다.

올 1월 사표를 제출한 전병성 환경공단 이사장도 환경부 출신이다. 전 이사장은 2002년부터 환경부에서 공보관, 국제협력관, 수질보전국장, 자원순환국장, 환경전략실장 등을 두루 거치고 2009년 1월부터 2011년 2월까지 기상청장으로 근무하다 2016년 7월 환경공단 이사장으로 임용됐다.

환경부 출신 2명은 환경공단 상임이사로도 현재 근무 중이다. A 상임이사는 2015년 1월 19일 환경부를 퇴직하고 그해 5월 7일 환경공단에 임용됐고, B 상임이사는 2002년 6월 30일 환경부를 나가 7월 1일 환경공단에 들어갔다.

환경부 퇴직 전 최종 직위가 서기관이었던 3명과 주무관 등 환경부 출신 4명은 현재 1급으로 재직 중이다.

C 직원은 2002년 5월 16일 환경부를 퇴직하고 그 다음 날인 17일부터 환경공단에 임용됐다. D 직원 역시 2017년 12월 20일 환경부를 퇴직하고 올해 3월 1일 환경공단에 들어갔다.

환경부 출신들은 환경공단에 임용되기까지 빠르게는 퇴직 바로 그 다음 날, 길게는 4~5개월 정도 기간이 걸려 환경공단에서 자리를 잡았다.

환경공단에서 정년을 다 채우고 퇴직한 환경부 출신은 이달 기준으로 지금까지 10명이었다. 환경부 출신 환경공단 정년퇴직자 10명은 모두 환경공단에서 감사(2명), 상임이사(3명), 1급(5명) 등 고위직으로 근무했다.

환경공단은 2010년 한국환경자원공사와 환경관리공단이 통합돼 설립됐으며 불과 10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17명의 환경부 출신이 산하기관에 안착한 셈이다.

반면 물클러스터 위탁기관 경쟁에서 탈락한 한국수자원공사에는 환경부 출신 퇴직 공무원이 한 명도 없다. 올해 정부 조직 개편으로 물관리 업무가 기존 국토교통부에서 환경부로 이관되면서 최근에야 환경부 산하 공기업이 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중립적인 입장에서 보더라도 이번 위탁기관 선정은 의심을 살만한 여지가 농후하다. 환경부는 수자원공사가 지금 환경부 소속이라고 변명하지만 아직까지 자리를 못 잡은 '의붓자식' 아니냐"고 언급한 뒤 "그렇기 때문에 팔이 안으로 굽어 환경공단에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 감점해야 하는 규정도 어긴 것으로 보이며 이 사안은 향후 구체적으로 조사할 필요성이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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