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왜관지방산업단지(이하 왜관산단)에 입주해 통신부품 및 산업용 전자부품 등을 생산하고 있는 한 전자업체는 2010년만 해도 매출액 172억7천여만원을 달성하며 순항했다. 하지만 최근 이 회사는 칠곡군에 공장 일부를 위험물저장창고 임대용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 타진했다. 경영 상태가 좋지 못해 공장 전체를 가동하지 못하고 있으니 일부 공간을 임대 줘서라도 적자분을 보전해야겠다는 이유에서다.
경기 침체로 칠곡군 왜관읍 삼청리·금산리·낙산리 일대에 자리한 왜관산단 입주업체들이 경기불황으로 신음하고 있다.
경영 내실면에서 구미국가산업단지 입주업체보다 낫다고 평가받았던 왜관산단마저 기업 경영에 악재가 겹쳐 휴·폐업과 임대업으로의 공장 용도 변경 요청이 증가하면서 불황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왜관산업단지관리공단에 따르면 3단지까지 조성된 왜관산단의 입주업체 수는 올 10월 31일 현재 건설 중인 업체 5개, 미착공 9개를 포함해 총 400개(총 고용인원 1만22명)다. 이 가운데 지난해 폐업한 업체는 1개에 불과했으나 올 들어서만 폐업 4곳, 휴업 2곳으로 크게 늘었다.
가동 중인 업체들(총 379개)도 형편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유압기기 생산 전문업체인 (주)득인기공 권오광 대표는 "2000년 왜관산단에 입주한 뒤 요즘처럼 어렵다고 느끼기는 처음"이라며 "우리 업체만 해도 왜관산단 내에서는 중견기업으로 꼽히는데 이제는 '할 만큼만 하고 안 되면 접어야지' 하는 약한 마음이 생긴다"고 하소연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올 들어 왜관산단 입주업체 중 칠곡군에 공장 용도 변경을 요청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왜관산단 입주업체는 전기전자, 자동차, 통신, 섬유 등이 주종을 이루는데 경영 악화로 물류창고나 위험물저장창고, 차고지 임대 등으로 공장 용도를 변경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것.
이같은 요청 사례는 올 들어 15건 접수됐으나 모두 불허됐다. 조립금속과 기계, 섬유 등의 업종 배치를 원칙으로 하는 왜관일반산업단지 관리기본 계획에 위반되기 때문이다.
왜관산단 1단지에 있는 한 기업의 대표이사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기업 경영에 악재가 되는 정부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글로벌 무역 전쟁에다 금리 인상 등으로 경영 환경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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