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타계한 홍콩의 무협소설 대가 진융(김용·金庸)이 덩샤오핑(鄧小平), 마윈(馬雲) 알리바바 그룹 회장 등과도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1일 보도했다.
진융(김용·金庸)은 94세 나이로 이날 오후 홍콩 양화병원에서 지병으로 사망했다.
진융은 '영웅문(사조영웅전·신조협려·의천도룡기)', '녹정기', '소오강호' 등을 발표해 무협소설의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한국 독자에게도 친숙한 작가로 전 세계 독자층이 3억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문화비평가인 올리버 차우의 증언에 따르면 덩샤오핑은 평소 진융 무협소설의 열렬한 독자였으며, 1980년대 초에는 비밀요원을 홍콩에 보내 진융의 소설을 구해 오게 했다.
1981년 진융을 직접 만난 덩샤오핑은 "우린 이미 오랜 친구와 같다. 당신의 책을 대부분 읽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화대혁명에 반대했던 덩샤오핑과 마찬가지로 진융도 마오쩌둥(毛澤東)의 문화대혁명에 몹시 비판적이었다.
1966년에는 그가 창간한 명보에 중국의 문화와 전통을 파괴한다며 문화대혁명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사설을 싣기도 했다.
진융은 중국 최대의 IT 기업 알리바바 그룹을 창업한 마윈 회장과도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마윈을 만난 진융은 그에게 '나의 진실함을 지키지 못할 바에는 보물창고를 텅 빈 채로 놔두겠다. 보물은 버릴 수 있지만, 믿음은 저버릴 수 없다'는 글을 써서 주기도 했다.
진융의 별세 소식을 접한 마윈은 "그의 죽음은 중국은 물론 전 세계에 큰 상실이며, 그의 작품을 기업 문화로서 받아들인 알리바바 그룹으로서는 특히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애도했다.
진융 무협소설의 열렬한 팬인 마윈은 알리바바 그룹의 고급간부 모두에게 소설 속에 나오는 무술가의 이름을 별명으로 붙여줬다.
그 자신은 진융의 소설에 등장하는 검술의 달인 펑칭양(風淸揚)이라는 별명을 택했다.
태극권 애호가이기도 한 마윈은 "진융에 의해 고취된 무협 정신은 알리바바 그룹의 핵심 가치가 됐다"며 "진융은 오랜 시간 나에게 깊은 영감의 원천이었고, 그는 영원히 내 마음속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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