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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이 다른' 경쟁자 맞은 김상수, 삼성에 남을까 떠날까

김상수
김상수

삼성 라이온즈의 '대체불가' 유격수로 활약해 온 김상수가 생애 첫 FA에 도전한다. 우여곡절 끝에 FA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됐지만 그를 둘러싼 현실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먼저 포지션 경쟁자 이학주가 자신의 진가를 서서히 드러내며 김상수의 입지를 흔들고 있다. 지난 9월 신인 드래프트 2차지명 1라운드에서 삼성의 선택을 받은 이학주는 지난주부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나와 동료들과 함께 훈련을 소화했다.

단순 훈련에 불과했지만 이학주의 모습을 지켜본 삼성 코치진은 '급이 다르다'며 찬사를 보냈다. 대게 특정 선수를 콕 짚어 칭찬하지 않는 불문율이 있지만 다음 시즌 이학주에 대한 기대감을 거리낌 없이 드러낸 것이다.

'급이 다른' 경쟁자의 등장은 김상수에게 치명적이다. 협상 테이블에서 자신이 여전히 '대체불가' 유격수라는 말을 꺼낼 수 없게 됐다. 만약 삼성 잔류를 택한다면 유격수 자리는 이학주에 내주고, 김상수는 2루수를 맡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게다가 경영 합리화를 전면에 내세우는 삼성의 구단 운영 방침도 김상수에겐 큰 악재다. 삼성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성적 고과에 충실한 협상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수는 2014년 '커리어 하이'를 찍은 이후 올해까지 성적이 악화일로를 걸었다.

김상수가 대구 출신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사실도 FA 협상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과거 숱한 프랜차이즈 스타를 떠나보낸 삼성의 협상 스타일로 볼 때 김상수가 대구를 대표하는 야구 선수라는 특수성은 단순히 '감안'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김상수가 섭섭함을 느끼고 '원 팀 맨'을 포기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대구시민야구장 시절 인조잔디 위에서 자신의 무릎과 발목을 바쳐가며 '삼성 왕조'를 세우는데 기여한 공로가 협상에서 인정되지 않는다면 팀을 떠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2016년부터 FA에서 원소속구단 우선 협상이 폐지됨에 따라 김상수는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KBO가 FA 승인선수를 고시하면 모든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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