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교 지어주세요" 애타는 대구 동구 율하동 주민들

13년째 방치된 초·중학교부지…중학교는 지정해제돼
“초등학교는 지켜야”…주민들 서명운동 나서

대구 동구 율하동의 한 초등학교 예정 부지가 학생 수요 부족 등을 이유로 13년째 방치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
대구 동구 율하동의 한 초등학교 예정 부지가 학생 수요 부족 등을 이유로 13년째 방치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 '(가칭)율암초 설립 추진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집회를 열고 율하동 초등학교 예정 부지에 계획대로 학교를 지어달라고 촉구했다. 추진위 제공.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교할 수 있도록 학교를 지어 주세요."

대구 동구 율하동 한 초등학교 예정 부지가 학생 수요 부족 등을 이유로 13년째 방치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 특히 인접한 중학교 예정 부지가 지난 8월 수요 부족을 이유로 학교용지에서 해제되자, 불안해진 주민들이 초등학교 건립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가칭)율암초 설립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에 따르면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은 2005년 동구 율하근린공원 인근 2만4천12㎡ 부지를 초등학교와 중학교 부지로 지정했다.

당시 조성 중이던 율하택지지구 개발사업이 마무리되면 인구 증가로 학교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한 조치였다.

그러나 저출산 등으로 예상만큼 학령 인구가 늘지 않자 학교 건립은 계속 미뤄졌다. 10년 넘게 학교가 들어서지 않자 토지 소유주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시교육청에 토지 매입 계획을 알려달라며 압박했다. 결국 시교육청은 지난 8월 추가 수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중학교 예정 부지에 한해 학교용지 지정을 해제했다.

인근 주민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중학교 부지가 수요 부족을 이유로 해제된 이상, 초등학교도 같은 이유로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다.

대구 동구 율하동의 한 초등학교 예정 부지가 학생 수요 부족 등을 이유로 13년째 방치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
대구 동구 율하동의 한 초등학교 예정 부지가 학생 수요 부족 등을 이유로 13년째 방치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 '(가칭)율암초 설립 추진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집회를 열고 율하동 초등학교 예정 부지에 계획대로 학교를 지어달라고 촉구했다. 추진위 제공.

인근 공동주택 주민들로 구성된 추진위는 지난달 27일 집회를 열고 "법적 기준대로라면 수요가 부족한 게 사실이지만, 이곳은 율하천과 범안로, 안심로 등으로 둘러싸인 교통섬이라는 특수성이 있다"면서 "학교 주변 아파트단지에 거주하는 2천여 가구가 모두 왕복 10차로인 안심로를 건너 안일초등학교까지 통학해야 해 학생 안전이 위협받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현실적으로 학교 건립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법적으로 초등학교를 신설하려면 인근에 4천~6천 가구 이상이 거주하거나, 주변 학생 수가 관할 학교의 정원보다 816명 이상 많아야 건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지역의 학생 수요는 건립을 추진하더라도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의 허가를 절대 받지 못하는 정도"라며 "다만 중학교는 초등학교와 달리 학군제를 적용하기 때문에 수요가 없다고 판단해 지정 해제했지만, 초등학교 부지는 향후 변수를 고려해 아직 해제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 추진위는 인근 주민 3천여명의 서명을 받아 대구시와 시교육청에 제출하는 등 학교 건립을 지속적으로 촉구할 방침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안심뉴타운 조성으로 더 늘어날 학생 수요를 감안한다면 충분히 초등학교 건립이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초등학교 건립이 확정될 때까지 활동을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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