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생산과 소비 지표가 하락하는 가운데 대구경북의 부진이 유독 두드러지고 있다. 지역 대표 산업인 자동차와 전자부품 업종의 생산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향후 전망도 어둡다.
동북지방통계청이 31일 발표한 '대구경북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대구 지역 광공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9.8% 줄었고 경북은 14.8% 감소했다. 특히 경북 생산량은 한달 새 무려 7.0%나 줄어드는 등 어려움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국 광공업 생산 감소폭(-8.4%)과 비교하면 지역의 타격이 컸다.
대구경북 경제의 동반부진은 자동차, 전자부품 등 주력 업종의 침체 탓이다. 대구의 경우 자동차 부품 생산이 전년 대비 13.6% 줄고 섬유 업종이 23.0% 감소했다. 지역 제조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두 업종 생산량이 1년 새 두 자릿대 감소폭을 보인 영향이 컸다. 추석 연휴가 포함돼 있어 조업 일수가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부진이 두드러졌다.
경북 제조업 지표는 더욱 암담하다. 경북은 LCD, 휴대폰 등 전자부품과 1차 금속 생산이 전년 대비 각각 29.5%, 14.6% 감소했다. 경북 경제의 두 축인 구미와 포항의 주력업종이 동시에 부진하며 경기 침체를 면치 못했다. 최근 구미에서 가속화되고 있는 대기업 유출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과는 별개로 한국 경제 자체 지표도 좋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전국 전(全)산업 생산지수는 106.6으로 전월 대비 1.3% 내려갔다. 2013년 3월 2.0% 감소한 이래 5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도 9월 기준 108.8로 전월 대비 2.2% 줄었다. 지난해 12월 2.6% 하락한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지역 경제계는 수출 여건마저 좋지 않아 당장 지역 경제가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자동차 업종 부진 영향으로 대구경북이 모두 타격을 입었다. 특히 구미 경제 침체 영향으로 경북의 타격이 유독 큰 상황"이라며 "환율도 오르지 않고, 지역 경제 비중이 높은 자동차 업종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 향후 전망도 어두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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